시민사회 "의료 사각지대 해소 본질 상실한 의료버스 중단해야"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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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건강사회복지연대 논평
“이벤트성 의료 체험 아닌
구체적 돌봄에 예산 투자해야”

부산시 ‘찾아가는 의료버스’ 사업에 활용되는 의료버스 내부. 부산시 제공 부산시 ‘찾아가는 의료버스’ 사업에 활용되는 의료버스 내부. 부산시 제공

당초 의료 사각지대 발굴을 취지로 도입됐으나 실상은 사망률이 높거나 미충족 의료율이 높은 지역에서의 운영 빈도가 낮았던 부산시 ‘찾아가는 의료버스’ 사업(부산일보 2026년 1월 19일 자 8면 보도)에 시민단체가 실효성이 낮은 사업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돌봄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강사회복지연대는 20일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찾아가는 의료버스 사업 중단하고, 주민 밀착형 실효성 있는 공공의료 체계로 전환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연대는 논평을 통해 “공공의료 정책의 성패는 ‘검사 횟수’가 아닌 ‘치료 연계·완료율’로 측정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의료버스는 질병 조기 발견과 실제 치료 사이 연결고리가 끊어진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찾아가는’ 사업을 통해 전달해야 하는 것은 이벤트성 의료 체험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구체적 돌봄”이라고 강조했다.

연대는 의료버스 사업이 신청주의에 갇혀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정책 설계 단계부터의 전략 부재”라며 “사업의 목표와 명분은 대중교통이 불편한 산복도로 등 의료 취약지 방문이었으나, 실제 데이터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 보건 지표에 근거한 전략적 배치 대신, 대형 전기버스가 갈 수 있는 평지의 복지관이나 행정력이 뒷받침되는 기관 앞에 정차하는 ‘신청주의’ 폐해를 답습할 뿐이었다”며 “정작 길이 좁은 산복도로의 진짜 취약계층은 여전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버스에서 검진을 받아도 실제 병원 진료까지 이어지는 환자의 비율이 낮아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대는 “고가의 의료 장비를 탑재한 버스와 의료진에 투입할 예산이 있다면, 취약한 조건의 주민들이 필요한 때에 적절하게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처방에 나서야 한다”고 우려했다.

연대는 마을건강센터 등 동 단위 건강 관리 거점의 고도화, 찾아가는 방문 진료 수가 지원, 이동 간호 서비스 확충 등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의료 지원과 돌봄을 기반으로 한 건강 관리 정책에 예산이 우선 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거동이 불가능한 와상 환자와 중증 장애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찾아오는 버스가 아니라 내 집을 찾아오는 의료진”이라며 “화려하게 포장된 버스의 외관이 시민의 실제 건강 수명을 연장해 주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가장 낮은 곳에서 시민의 삶에 스며드는 ‘진짜 공공의료’ 체계를 구축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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