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항 트램 사업비 수익자 분담, 실용적 방안일 수 있다
재개발 수혜 기업 410억 부담 의사 밝혀
교통 인프라 가시화 전체 사업 속도 내야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미래 전략 정책 토론회’가 20일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부산일보·부산 동구청·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북항미래포럼 공동 주최로 열렸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항 북항 재개발 지역은 여전히 허허벌판이다. 2007년 기본계획 고시로부터 20년이 흘렀지만 랜드마크 시설조차 안갯속이다. 굳이 북항에 가야 하는 이유가 부족하니 민간 투자가 유인되기 어려운 구조다. 사업성을 입증하고 투자 매력을 높이는 대책이 시급하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법률 해석과 재원 논쟁에 발목이 잡힌 트램(노면전차)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교통 인프라가 하세월이 되면서 전체 사업 속도까지 떨어뜨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북항 재개발 수혜 기업이 비용 분담 의지를 밝히고 나서면서 꽉 막혔던 트램 사업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걸림돌이었던 건설비 문제가 해결된다면 트램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1.9㎞의 트램은 재원의 이견으로 첫걸음조차 못 떼고 있다. 부산시가 항만법을, 해양수산부는 도시철도법 적용으로 맞선 탓이다. 항만법을 따르면 국비와 부산항만공사(BPA) 50%씩이고, 도시철도법은 국비 60%와 지방비 40%다. 20일 열린 ‘북항 재개발 활성화와 해양수도 부산 정책토론회’에서 정성기 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장은 “도시철도법에 따라 수익자가 건설비를 일부 부담할 수 있다”고 분담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트램 건설로 지가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 410억 원 분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재원 논란이 해소되면 해수부 구상대로 도시철도법에 따른 추진이 가능해진다.
수익자의 비용 부담은 도시 인프라 사업의 보편적인 원칙이며, 북항 재개발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실용적인 해법이 제시된 만큼 북항의 미래 교통망은 이제 속도를 내야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안된 ‘인정엑스포’ 방식의 2단계 사업 추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32년 엑스포 유치를 전제로 국비를 투입하고, 민간 투자도 유인하면 사업 추진이 용이해질 수 있다. 1단계 미매각 부지의 신속한 매각을 위해 건폐율 상향과 같은 규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부산시와 해수부, BPA가 북항 재개발 활성화라는 공동 목표로 협력에 나서야만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부산시가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외자를 유치해 세계적인 ‘영상문화 콤플렉스’를 건립하겠다고 한지 1년이 넘었지만, 가시적인 추진 성과는 없다. 부산 시민은 참담하다.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북항 재개발이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불확실성과 불신, 무기력을 극복하는 계기가 필요하다. 그 출발선에 트램이 서 있다. 민간 분담이라는 실행 가능한 재원 방안이 제시된 이상, 정부와 부산시는 조속히 실행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해수부가 오고 관련 기관·기업까지 동반 이전해서 탄생할 해양경제권과 북항 재개발의 성패는 동전의 양면이다. 트램이 힘차게 달려야 한다.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