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주민대책위, 영풍 檢고발 "환경복원 비용 장부에 누락해"
낙동강 최상류인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부산일보DB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 주민대책위원회가 22일 영풍과 장형진 총수 등을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22일 주민대책위와 소송대리인단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이번 고발이 단순 회계 부정이 아니라, 대규모 환경복원 책임을 장부에서 누락해 기업 실적을 왜곡한 ‘지능적 환경범죄이자 자본시장 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풍이 지난해 반기 순이익 253억 원을 공시한 것을 지적했다. 환경복원 비용이 과소 반영돼 수치 자체가 허위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가 국회에 보고한 최소 정화비용은 2991억 원인 반면, 영풍이 공개한 금액은 2035억 원으로 약 1000억 원 가량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미보고 오염토양 41만 ㎥와 공장 하부 오염까지 고려하면 실제 복원비용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주민대책위는 추정했다.
소송대리인단은 "영풍이 충당부채로 환경개선 부문을 반영했다고 공시했지만 과소계상 됐다"면서 "2024년 반기 외 다른 기간도 동일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철저한 수사로 명백히 밝혀질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7월 오염 범위와 정화비용에 대한 정밀조사를 권고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환경부와 영풍 모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오염 규모를 파악하지 않으면 복원비용도 확정되지 않는다며, 비용이 확정되지 않으면 장부에 반영할 필요도 없다”며 "장부에 없으면 책임도 없으며 이것이 영풍이 50년간 써온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는 오염수 배출 등 '1300만 영남 시민의 젖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주민대책위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인근 카드뮴 농도는 장항제련소의 45배에 달하고, 토양 정화 이행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주민대책위는 지난해 8월 장형진 고문을 환경범죄 혐의로 고발했으나, 경찰이 소환조사 없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점도 문제 삼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년 넘게 총수로 지정한 인물임에도 조사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장형진은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로서 외부감사법에 따른 형사책임을 진다"며 "이번 고발은 총수에게 보내는 두 번째 고발장으로, 환경범죄의 책임자가 자본시장 범죄의 책임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언급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환경오염의 이익은 사유화하고, 비용과 책임은 사회에 떠넘기는 '총수 경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환경복원 비용을 빼고 흑자 행세를 하는 기업에 우리 사회가 줄 면죄부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