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장 산불 원인, 공장 열풍기·선풍기 추정”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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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주인 부부, 켜 놓은 채 퇴근
누전으로 불 시작됐을 가능성↑
당시 CCTV 없어 조사 쉽지 않아
경찰, 실화 혐의 적용 여부 결정

지난 22일 부산 기장군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한 진화 작업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 22일 부산 기장군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한 진화 작업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경찰이 지난 21일 부산 기장군 한 공장에서 시작해 인근 야산으로 확산한 산불(부산일보 1월 23일 자 2면 보도)의 원인이 깜빡하고 켜두고 간 공장 열풍기와 선풍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내사를 시작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공장 주인 부부에 대한 실화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25일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기장 산불 원인과 관련해 공장 내 열풍기·선풍기 누전으로 인한 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사를 진행 중이다. 기장 산불은 인근 타일 공장에서 발생한 불이 야산으로 옮겨붙으며 확산됐다. 불이 시작된 공장은 개발제한구역 속 무허가 건물이어서 그동안 소방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해당 공장 주인인 70대 부부는 공장 내부에서 작업 후 열풍기와 타일을 식히기 위한 선풍기를 켜둔 채 퇴근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전원이 켜진 선풍기 누전으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산불과 관련한 주인 부부의 형사 입건 여부는 부부 조사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실화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입증돼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공장 인근에는 불이 날 당시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CCTV는 없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함께하는 합동 감식은 공장이 전소돼 건물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관계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 유무 등을 검토하고 정식 수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묘지 정리 과정에서 불을 내 26명이 숨진 경북 의성 산불 실화자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4월 대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경우도 실화 혐의가 적용됐다. 화재 원인이 담뱃불로 인한 실화로 결론이 나 60대 남성이 불구속 송치됐다.

산림청도 정확한 산불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기장군청과 함께 조사에 나선다. 산불조사감식반을 투입해 산불 조사와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장 관계자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산불 원인과 과실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현재 기장군청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7시 45분께 부산 기장군 청강리 한 타일 공장에서 발생한 불은 인근 야산으로 번져 오후 8시 23분께 산불로 확산됐다. 산불은 13시간 37분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밤새 진행된 산불 진화에는 장비 91대, 인력 452명이 긴급 투입됐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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