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라인업 처지고, 상품성·가격 경쟁력도 뒤처졌다
지난해 판매 부진 수입차, 왜?
폭스바겐 판매량 5125대 그쳐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
혼다·지프·링컨·쉐보레도 저조
하이브리드·전기차·SUV 등
자동차 시장 대세 라인업 부족
동급 모델보다 경쟁력도 떨어져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들이 지난해 국내 인기 라인업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SUV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의 이유로 판매부진을 겪었다. 폭스바겐 ‘2025년형 ID.4’(위)와 혼다 ‘2026년형 CR-V 하이브리드’. 폭스바겐코리아·혼다코리아 제공
지난해 수입차 시장이 17% 상승했지만 판매부진을 겪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적지않다. 자동차 시장의 주력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의 라인업이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된 상품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가 크게 감소한 곳은 폭스바겐과 혼다, 지프, 링컨, 쉐보레 등이 꼽힌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5125대로 전년(8273대) 대비 38% 감소했다. 이는 2007년(3977대) 이후 18년 만의 최저 기록이다. 전성기를 이루던 2014년과 2015년 각각 3만 719대, 3만 5778대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8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폭스바겐은 현재 판매차종이 6개이고, 이 가운데 1000대 이상 판매하는 모델은 준중형 전기 세단 ‘ID.4’(1523대)와 해치백 ‘골프’(1226대) 뿐이다. 전기차는 ID.4와 준중형 SUV ‘ID.5’ 2종이 있지만 같은 급의 기아, 테슬라 전기차 대비 가격, 효율성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예 없다.
혼다도 지난해 판매량이 1951대로, 연간 2000대 판매에 실패했다. 현재 국내 판매 모델은 ‘어코드’와 ‘CR-V’ ‘오딧세이’ ‘파일럿’ 등 4종뿐이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어코드와 CR-V 단 2종뿐이고, 전기차는 없다.
SUV 시장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파일럿과 CR-V가 있지만 실내외 디자인과 전장 등에서 구형 이미지가 강하다. 세단 시장에서 경쟁하던 어코드도 경쟁 모델인 토요타 ‘캠리’, 현대차 ‘그랜저’ 대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2021년 ‘1만 대 클럽’에 들며 전성기를 누렸던 지프도 최근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이 2072대로 전년(2628대) 대비 21.2% 감소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은 지프가 잘 팔릴 때 가격 인상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샀고 이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소형 SUV 라인업의 부재가 작용했다.
지프의 국내 판매법인인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판매 부진을 겪던 지프의 전기차 ‘어벤저’를 단종한 데 이어, ‘4xe’ 전동화 라인업까지 판매를 중단하면서 현재 내연기관만 팔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매출을 이끌던 ‘레니게이드’와 ‘체로키’ 등 중소형 SUV가 단종되면서 현재는 고가 모델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중소형 모델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출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포드코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링컨도 지난해 판매량이 1127대로, 전년(2189대) 대비 절반에 그쳤다. 주력인 ‘노틸러스’와 ‘에비에이터’의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43.5%, 52.1% 감소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링컨 차종은 2024년 대비 1종이 줄어 3종이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는 없다. 올해 노틸러스 하이브리드 출시 계획이 있어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쉐보레도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83.2% 감소한 246대에 그쳤다. 판매 차종도 전년도 전기차 ‘볼트’와 ‘볼트 EUV’를 포함한 6종에서 지난해 전기차 단종 등으로 3종이 줄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차 출시 2~3년 전에 향후 수요를 예측해 본사와 전략을 세우는데 이들 브랜드들은 그런 전략이 부족했다”면서 “디젤을 제외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가솔린 등 멀티패스 전략이 대세인데 가솔린 판매만 고집하거나 경쟁력이 약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