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관세 불확실성…트럼프 임기 내내 반복 우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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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러트닉 담판에도 결론 없이 '빈손'
기업들 사업계획 '고심'…리스크 ‘상수’로 대비해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속도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한미 통상 환경이 또다시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해 긴급 진화에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해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1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청사를 찾아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 간 기존 관세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강조하면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신속히 제정되도록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사실 그간 너무 친절했다"며 미국이 각국에 물리는 관세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들이 떠안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관세가 오르내릴 때 몇몇 기업들은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지 말지 깊이 고민해야 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연간 사업계획 추진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뉴노멀(일상화)'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상시적인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 업종 선정이나 투자집행 속도를 이유로 유사한 압박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대미 투자 집행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갈등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환율 안정이라는 제약 속에서 연간 200억 달러 상한의 대미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빠른 투자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므로 투자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되는 단계에서는 이해 충돌이 지금보다 더 빈번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 모두 관세 리스크를 '상수'로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장관급 셔틀 외교와 실무협의를 통해 미국의 불만을 사전에 관리하고, 기업들은 북미에서 현지 공급망 비중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및 차별화 제품 위주로 수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런 통상 환경은 트럼프 임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관세 압박을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리스크로 보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후에도 화상 회의 등을 통해 러트닉 장관과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5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관세 문제를 비롯한 한미 통상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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