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토마토 따려 합니까?”… 외국인 근로자 일손 절실한 부산 도시농 “제도 개선을”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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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선 구·군 중 농업 비중 최대 강서구
농번기 일손 부족에도 내국인 구인 어려워
제도 빈틈 탓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불가
구의회 “광역시 구청장에게도 제도 허용을”

대저농협의 대저 짭짤이 토마토 자동 선별·포장 작업 모습. 부산일보DB 대저농협의 대저 짭짤이 토마토 자동 선별·포장 작업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일선 구·군 가운데 농업 비중이 가장 높은 강서구의 도시농들이 외국인 고용 제도에서 소외돼 극심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강서구의회가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강서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서구에 등록된 외국인 계절근로자(E-8)는 한 명도 없다. 농번기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 8개월간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는 해당 제도는 기초지자체 시장이나 군수만 유치 신청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구청장 체제인 강서구는 해당 제도를 직접 신청하는 등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9월 기준 기장군만 외국인 계절근로자 28명을 유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경영체 등록정보 현황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부산 전역 농작물 재배 면적은 4385ha다. 그중 강서구의 농작물 재배 면적은 2800ha로 부산 전체의 63.8%를 차지했다. 농업인과 농업법인 역시 부산 절반 이상인 7143개(52.5%)가 강서구에 있다. 강서구는 부산 최대 농업 지역이지만, 정작 외국인 고용 정책은 활용하기 어려운 셈이다.

당장 이달부터 본격적인 수확 시기에 돌입한 대저토마토 농가들부터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한다. 비닐하우스 한 개 동에서만 수천 개의 토마토를 수확·선별·포장해야 하는데, 비닐하우스 3~4개에서 나오는 토마토를 출하하려면 최소 3명 정도의 일손이 필요하다. 강도 높은 노동 탓에 내국인은 일당 13만 원을 줘도 모집이 되지 않아, 외국인 일손이 절실하다.

강서구 농가들은 농번기에 대비해 정부가 마련한 외국인 고용 제도가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와 더불어 최대 9년 8개월까지 외국인 고용이 가능한 고용허가제(E-9) 역시 진입 장벽이 높다. 과수는 2만㎡, 시설원예·특작은 1000㎡ 이상 면적을 재배해야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는 탓에 중소 규모 농가는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강서구 한 농가 관계자는 “매번 새로운 인력을 찾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라며 “합법적인 고용이 불가능하니, 얼마나 답답하면 불법 외국인 근로자라도 찾으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도시농들의 어려움이 누적되면서 기초의회도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강서구의회는 ‘계절근로자 제도 도입 주체 확대 건의안’을 법무부에 보냈다. 광역시 산하 구청장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해 달라는 게 핵심이다.

강서구의회 박상준 의원은 “시장과 군수만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신청할 수가 있어서 광역시 단위의 구청장은 신청조차 못하는 실정”이라며 “고령화가 심각한 부산 지역 농·어민의 일손 부족을 합법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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