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피지컬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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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소설가

몇 년만에 AI 기술 급속 발달
에이전트·피지컬 AI 등장
인간·로봇 경쟁 시대 올까
인간의 미래 다시 고민해야

이제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ChatGPT, 제미나이 같은 챗봇이 등장해 사람처럼 답하고 대화하더니, 휴대폰에도 앱으로 탑재되어 언제든 질문하고 답변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예전에도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는 자주 등장했었다. 소설이나 영화의 단골 소재였고, 우리는 그 공상 과학의 스토리에 흠뻑 빠져들곤 했었다. 그 이야기가 유토피아든, 인류의 종말을 그렸든 간에 그저 재미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나와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패배한 직후에도 반신반의했었다. ‘알파고’는 오직 바둑을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특별한 컴퓨터였을 뿐, 인간의 복잡한 지능과 판단력에는 비교조차 불가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의 두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습한다는 이 ‘딥러닝’이라는 알고리즘은 앞으로 전개될 급변의 시작이었다.

불과 몇 년이 지난 후, AI가 영상을 만들고, 음악을 만들고, 시를 쓰고, 그 시를 나와 똑같은 목소리로 읽어주고, 심지어는 복잡한 프로그래밍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그저 특별한 누군가에게 획기적인 편리함을 주는 소프트웨어라는 인식이 더 컸다.

우선, 나는 복잡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작곡하거나, 영상을 만들어야만 할 이유가 없다. 나는 여전히 출근하고 있으며 내가 해야 할 업무를 매일 수행하고 있으며, 퇴근 후 집에서의 일상도 변화가 없다. 어쩌다가 인공지능 활용법을 배워볼까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아 이것저것 시도해봐도 그다지 신통치가 않다. 명령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했고, 서툰 명령어로는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엔 에이전트 AI라는 통합 모델이 등장한다. 이를테면, 멋진 로맨스 영화를 한 편 만들고 싶다고 명령하면, 에이전트 AI는 일단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줄거리에 따라 어떤 기능을 가진 AI가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해서 음악에 특화된 AI, 이미지 전문 AI, 목소리 더빙 AI를 각각 불러들여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뭐든 말만 하면 나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내 능력 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 더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여 물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피지컬 AI도 등장했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이 등장했다는 말이다. 외국의 빅테크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우리나라의 어느 대기업도 그 기술을 주도하겠다고 나섰다. 이제부턴 대단하다는 것을 넘어 좀 심각해진다.

먼 미래의, 상상에 가깝다고 여겼던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었다. 솔직히, 데이터센터에 축적된 자료와 연결된 AI 지능은 이미 인간을 넘어섰다. 거기에다 정교하게 작동되는 로봇 몸체까지 더해진다면 인간의 능력은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AI 로봇은 인간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 처음엔 간단한 반복작업이나 위험한 현장에 투입될 것이다. 로봇 성능은 점차 개선될 것이고, 그럴수록 빠르게 사람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다. 좋게 말하면 수천 년간 이어온 노동에의 해방이고, 다르게 이야기하면 생계를 위해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의 도래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 엄청난 지능과 육체 능력을 지닌 로봇보다 사람이 더 가치 있고 쓸모 있음을 끊임없이 증명하면서 그 쓸모를 활용한 직업이 무엇인지 필사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 그게 아니라면, 노동하는 로봇 덕분에 시간이 남아돌게 된 인간이 무엇으로 하루하루를 보낼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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