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두 달 딸 둔 아버지, 5명 살리고 떠났다
부산 박성배 씨, 뇌사 장기기증
생후 두 달 된 딸을 둔 아버지가 다섯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월 30일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박성배(41)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1월 19일 수면 중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의료진으로부터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을 들은 가족들은 긴 상의 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자는 뜻에서였다.
가족에게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갓 태어난 딸 설하가 훗날 아버지를 생명을 나눈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부산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박 씨는 밝고 자상한 성격으로 주변에 친구가 많았고 사람들을 잘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한 뒤 조선소에서 일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주말이면 축구 동호회 활동을 하고 운동을 즐겼다.
무엇보다 그는 딸에게 자상한 아빠였다. 퇴근 후에는 아이를 돌봐주고 잠들 때까지 안아줬다.
아내 임현정 씨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오빠, 우리는 걱정하지 마. 내가 설하를 오빠 몫까지 사랑 많이 주면서 잘 키울게. 나중에 다시 만나면 그때 수고했다고 한마디만 해줘.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소중한 가족을 두고 떠난 기증자와 그 가족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생명 나눔이라는 아름다운 씨앗을 전한 그 뜻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