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 소식에 충동” 경남 함양 산불 연쇄 방화범 소행 (종합)
일명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 60대
경찰, 충돌조절장애 범행 추정 중
올해 첫 대형산불인 경남 함양군 산불은 이른바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로 알려진 연쇄 방화범 소행으로 확인됐다.
16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60대 A 씨를 산림보호법, 산림재난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13일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해 긴급 체포된 상태였다.
A 씨는 지난달 21일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방화 혐의를 받는다. 발생 사흘 만에 겨우 잡힌 올해 첫 대형산불이다. 당시 산림 234ha가 불에 탔다. 축구장 327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A 씨는 올해 1월 29일 전북 남원시 산내면 백일리 야산 산불, 지난달 7일 함양군 마천면 가흥리 야산 산불 방화 혐의도 받는다. 취재 결과, A 씨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울산 동구 봉대산 일대에서 90여 차례 산불을 낸 연쇄 방화범으로 확인됐다.
2011년 산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붙잡힌 A 씨는 2005년 12월 13일부터 2011년 3월 13일까지 37회에 걸쳐 산불을 낸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범행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
2021년 출소한 A 씨는 고향인 함양으로 거처를 옮겼다. 체포되기 전까지 별다른 직업 없이 버섯 등을 채취해왔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산불 발생 이후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하던 중 이동이 의심스러운 차량에 주목했다. 다른 산불 현장에서도 A 씨 흔적을 확인한 경찰은 신원을 특정하고 주거지 압수수색 등 추가 조사를 벌였다. A 씨 주거지 주변에서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가 산다는 소문도 확보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미리 준비한 범행 도구인 화장지로 통행이 드문 야산에 불을 놓은 사실이 확인됐다. 서서히 타들어 가는 화장지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남경찰청은 A 씨 범행 수법을 검증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다만 “구체적인 수법은 모방 범죄 우려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다른 대형산불 소식을 접하면서 범행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앞서 울산 방화 당시에도 충동조절장애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또 다른 범행 여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