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한국 등과 맺은 LNG 장기계약, 최장 5년 불가항력 선언 가능"
지난 2일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카타르 에너지 가동시설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일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카타르 에너지 가동시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에 이란이 중동 전역의 에너지시설 공격으로 응수한 가운데,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으로 한국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수년간 '불가항력'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로 향하는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의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피격으로 이 회사의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3∼5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카타르는 연간 LNG 7700만톤(t)을 생산하는 세계 2위 수출국이며, 한국은 카타르에서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카타르에서 들여오는 LNG는 연간 900만∼1000만t으로 이는 한국 전체 LNG 수입량의 25∼30%를 차지한다. 카타르에너지가 실제로 불가항력을 선언해 한국이 LNG 5년치 물량을 수입하지 못하면 그 기간 부족분을 장기계약보다 가격이 높은 현물시장에서 주로 채워야 해 산업계 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가스요금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란은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폭격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을 보복 공습했다. 카타르 국방부는 이날 이란이 카타르 북부 연안에 있는 핵심 에너지 허브인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 IRIB도 텔레그램 공식 채널을 통해 "카타르의 라스라판 시설이 다시 미사일에 피격돼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글로벌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생산·수출 거점이다. 이 단지에는 세계 최대 LNG 거래 업체인 쉘을 포함한 여러 글로벌 기업이 입주했다. 알카비 CEO는 "카타르가 그런 공격을, 그것도 라마단에 이웃 무슬림 국가로부터 받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카타르에너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전날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가해진 미사일 공격으로 가스 액화 시설(GTL·Gas to Liquid)이 손상됐으며, 이날 새벽 추가 공격으로 여러 LNG 시설에 대규모 화재와 광범위한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알카비 CEO는 이란의 공격으로 손상된 LNG 생산 라인(트레인)의 파트너사가 미국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엑손모빌은 피해를 본 LNG 생산라인 S4의 지분 34%, S6의 지분 30%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카타르에너지가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