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만한 ‘소형 고등어’도 이젠 감지덕지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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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노르웨이산 물량 급감
수급난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유통업계 300g대 이달 말 판매
맛 차이 적지만 소비자 반응 주목

크기 순으로 나열된 고등어. 소형(왼쪽)은 250g 이하, 중형은 250~400g, 대형은 400g 이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크기 순으로 나열된 고등어. 소형(왼쪽)은 250g 이하, 중형은 250~400g, 대형은 400g 이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정부와 유통업계가 300g대 ‘소형 고등어’ 유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 감소와 노르웨이산 수입 물량 축소로 고등어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소형 고등어가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가격 안정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4일 해양수산부와 유통업계, 대형선망수협은 지난 10일 ‘소형 고등어 소비 촉진 대책 회의’를 열고 수급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고등어는 최근 한 손(2마리) 소매가가 1만 원을 돌파하는 등 가격 상승으로 체감 물가가 높아졌다. 이에 소형 고등어로 수요를 분산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안이 공감대를 얻었다. 300g 내외의 소형 고등어를 '국민 실속 고등어'로 지칭하고,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통상 400g 이상의 중대형 고등어에 비해 맛의 선호도는 낮지만, 고물가 상황에서 파격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더해졌다.

이에 유통업계는 해수부 지원으로 25일부터 4월 12일까지 마트와 온라인몰 등 전국 56개 판매처에서 봄철 제철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대한민국 수산대전-수산인의 날 특별전’을 개최한다. 고등어를 비롯해 명태, 갈치, 오징어, 김, 전복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에서 소형 고등어를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단순히 가격만 낮은 게 아니라, 사이즈 대비 선도와 상품성이 우수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산지 품질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 직원 205명 대상 블라인드 시식회 결과, 응답자 30%가 소형 고등어를 선택했다. 해수부 제공 해수부 직원 205명 대상 블라인드 시식회 결과, 응답자 30%가 소형 고등어를 선택했다. 해수부 제공

해수부는 소형 고등어의 시장성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시식회를 진행했다. 고등어 크기를 알 수 없도록 살코기만 제공해 맛을 평가한 결과, 소형 고등어도 중대형 못지 않은 맛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시식에 참여한 직원 205명 중 350~400g의 중대형 사이즈를 선택한 인원은 90명이었으나, 250~300g가량의 소형 사이즈가 맛있다고 답한 인원도 62명에 달했다. 해수부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소형 고등어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맛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정부와 유통업계가 소형 고등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선호가 높은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때문이다.

대형선망의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의 어획 현황에 따르면 소형 고등어 어획량은 전체 어획량의 41%를 차지한다. 중대형 고등어의 어획 비율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며, 여기에 노르웨이 정부가 자원 보호를 위해 올해 고등어 어획 쿼터를 전년대비 약 52% 감축하면서 국내 공급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수급난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산 염장 고등어 한 손(2마리)의 평균 소매가격은 1만 363원을 기록하며 사실상 ‘1만 원 고등어’ 시대가 현실화됐다. 이는 2024년 12월(8048원)과 비교해 1년 사이 28.8% 급등한 수치다.

한편, 이같은 소형 고등어 소비 촉진책이 실제 장바구니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고등어 공급 부족 해소에 기여할 수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아직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아프리카 등에 수출됐지만 소형 고등어 역시 품질 관리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한 상품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격 측면에서 매력을 느껴 구매한 후 맛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쌓인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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