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다단계 사기…아하그룹 수뇌부 항소심도 중형
부산고법, 의장·회장에 징역 12년·9년 선고
특정경제범죄법 적용돼 무겁게 처벌 받아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자 신뢰 형성” 지적
수백억 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하그룹 수뇌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박광서)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B 씨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본사를 둔 아하그룹 의장과 회장이다. 2016년부터 다단계 판매업 등록 없이 조직을 결성해 2138명에게서 468억 원 상당을 모집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13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1심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심리 중 일부 피해자 피해 금액이 5억 원 이상인 사실이 확인돼 창원지방법원에서 부산고등법원으로 담당 법원이 바뀌었다. 특정경제범죄법은 사기로 취득한 금액이 5억 원 이상이면 가중해 처벌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A·B 씨가 아하그룹을 투자금 돌려막기로 운영했다고 판단했다. 나중에 투자한 이들 자금을 먼저 투자한 이들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주도로 조직원들이 역할을 분담해 피해자들에게 복지금 등 명목으로 투자금을 받으면서 피해자들에게는 원금 손실이 전혀 없고 장래에는 출자금 전액이나 초과 수익을 지급해 평생 배당금을 보장하고 나아가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식의 거짓 약속과 희망적인 설명으로 투자금을 모집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고수익을 보장할 만한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데도 돌려막기 방식으로 높은 수익금을 지급하는 등 투자자 신뢰를 형성했고,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오도록 해 장기간 다수 투자자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모집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A·B 씨는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해 피해를 복구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질적인 피해가 복구됐는지는 매우 의문스럽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B 씨는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 대체불가토큰(NFT) 캐릭터, 가상 부동산도 개발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 NFT 캐릭터는 자격을 확인하는 수준의 전산 캐릭터에 불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상 부동산도 지도에 존재하는 가상 지번을 투자자가 구매했다고 표시하는 웹사이트 구현 수준에 그쳤다.
가상 부동산을 구매한 투자자에게 지분을 약속했던 실물 부동산도 대출을 이유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신탁회사에 맡겨진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