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회원과 거래 금지”… 부동산 중개업계 조직적 담합 적발
부산경찰, 공인중개사법 위반 35명 송치
단체 만든 뒤 매물 정보 내부서만 공유해
회원 자격 얻으려 최대 1억 이상 권리금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에서 특정 단체를 중심으로 비회원 중개업소를 배제하고 거래를 제한해 온 이른바 ‘중개 카르텔’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공동중개를 차단하고 매물 정보를 내부에만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장 질서를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모 단체 대표 A 씨(50대)를 포함한 임원진 등 35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부산 일대에서 중개업소 간 친목 성격의 단체를 구성한 뒤, 비회원 중개업소와의 공동중개를 조직적으로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회원들끼리만 매물을 공유하는 구조를 유지하며 운영됐다. 부산 지역 개업 공인중개사 가운데 약 60%가 이 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회장과 부회장, 감사, 총무, 지역장 등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조직 형태를 갖추고 활동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단체는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비회원과의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을 요구하고, 내부 규정을 따르도록 강제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비회원 중개업소가 공동중개를 요청할 경우에는 “집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 “매물이 이미 철회됐다”는 식으로 응대하도록 지침을 공유하며 거래를 차단한 정황도 확인됐다.
비회원이 회원 자격을 얻기 위해 기존 회원에게 금전이 오간 사실도 드러났다. 중개사무소를 넘겨받거나 단체에 가입하는 대가로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1억 2000만 원에 이르는 이른바 ‘권리금’이 거래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내부 회칙과 서약서,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러한 거래 제한 행위가 수년간 지속돼 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피의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유사한 형태의 시장 교란 행위가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