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도, 안 보여도 걱정”…장동혁 ‘부산 지원’ 올 수 있을까
‘대표가 안보인다’ 지적에 국힘 “4월부터 지선 행보 본격화”
장 대표 ‘승부처’ 부산 집중 지원 예상 불구 지역 반응 냉랭
2년 전 총선 때와는 여야 대하는 지역 분위기 ‘격세지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귀엣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접전지인 부산에서 ‘기피 인물’ 신세를 피할 수 있을까.
지방선거를 앞두고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장 대표가 4월부터 공격적인 지역 행보에 나설 방침이지만, 당내 분위기는 냉랭하다. 당 지지율과 호감도가 최악인 상황에서 그 원인제공자 격인 장 대표의 지방선거 지원전이 과연 후보들에게 득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하다. 수도권 등에서는 벌써 장 대표의 지원에 손사래를 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제1 야당 대표가 주요 선거를 앞두고 환영받지도, 내치지도 못하는 ‘계륵’ 신세가 된 꼴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이번 주부터 대여 투쟁과 지역 행보에 집중하며 지선 준비 행보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장 대표가 잘 보이지 않는다’, ‘지방 활동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장 대표가 매일 2개 정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대여 투쟁의 전면에서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내달 초부터 수도권 현장 최고위원회의, 제주 4·3 추념식 참석 등 지역 행보를 준비 중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지선 관련 공약도 대부분 준비가 끝났다”며 “적절한 시점에 1호 공약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 대표는 3월 들어 지방선거 관련 지역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울산과 대구 지역 방문이 있었지만, 지방선거 지원보다는 당내 행사 성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수도권과 호남은 물론, 경남과 경북까지 ‘동진’을 위해 전 지역을 훑고 다니는 것과 극히 대조적이다. 장 대표 측은 지역 행보가 없는 이유에 대해 공천이 아직 진행중이라는 이유를 들지만, 내부에서는 “대표 방문을 요청하는 지역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장 대표를 기피 인물로 공공연하게 거론할 정도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금 장 대표랑 같이 사진 찍히면 오히려 득표에 마이너스”라고 했고, 장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은 최근 “(장 대표가) 와서 도움이 되는 선거 지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지사 후보 구인에 애를 먹고 있는 경기도에서는 지난 26일 예고했던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무산됐는데, 그 배경에는 장 대표에 대한 비토 분위기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장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부산과 서울을 꼽았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부산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부산의 현재 민심도 장 대표의 지원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PK)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7%에 달했고,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35%로 26%인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의 부산 방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당 대표가 지원하겠다는데 선거 이익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문을 거절할 순 없지만, 선거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엿보이는 답변이었다. 경선을 앞두고 장 대표를 따르는 강성 지지층의 반응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부산 민심의 이런 변화는 2년 전 총선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2024년 4월 총선 당시 부산에서는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산 유세에 구름 인파가 몰렸지만, 반대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비명횡사’ 공천 등의 여파로 부산에서 지지층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불과 2년 만에 여야가 정반대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상계엄의 여파라고 해도 지역 분위기가 2년 전과 정반대로 뒤바뀐 데에는 장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장 대표가 ‘윤 어게인’과 같이 가는 듯한 현 기조를 고수한다면 부산에 전력투구 하려고 해도 지역에서 손사래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