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리고 사양 올리고… 대형 전기 SUV 차별화 경쟁
볼보차코리아 ‘EX90’ 출시
동급 모델보다 1000만 원↓
테슬라 ‘모델 YL’도 도전장
현대차 ‘2027 아이오닉 9’
유료 옵션도 기본 트림 포함
독보적 ‘아이오닉 9’ 수성전
볼보 ‘EX90’. 볼보차코리아 제공
테슬라 ‘모델 YL’. 테슬라차이나 제공
현대차 ‘아이오닉 9’. 현대차 제공
올 들어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출시하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시장 경쟁이 뜨겁다. 업체들은 신차를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내리거나 옵션을 강화하는 등으로 경쟁모델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차코리아는 이날 ‘EX90’를 출시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5일 ‘아이오닉 9’ 출시 1년 만에 상품성을 대폭 보강한 연식변경 모델 ‘2027 아이오닉 9’을 선보였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3열 6인승인 ‘모델 YL’ 인증을 마치고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인 EX90는 106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로, 800V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이 장착돼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유럽(WLTP)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625km를 주행할 수 있다.
볼보차코리아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EX90의 시작가를 동급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XC90 T8’ 대비 약 1000만 원 낮은 1억 620만 원으로 책정했다. 업체 측은 “(EX90은) 플래그십 전기차지만 가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글로벌 본사와 끊임없이 논의와 협상을 진행해 이 같이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출시된 2027 아이오닉 9은 통상적인 연식변경 모델 교체 주기보다 다소 빨랐다. 이는 경쟁 모델들이 속속 출시되는 상황에서 동급 판매 1위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번 모델에 기존 유료 옵션이었던 2열 통풍 시트와 리모트 폴딩 기능을 기본 트림부터 적용하는 등 사양 기본화를 단행했다. 추가 비용 없이 ‘기본 차량 가격’에 포함시켜 출고함으로써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노렸다.
테슬라코리아가 출시할 예정인 모델 YL은 기존 ‘모델 Y’의 롱휠베이스 버전이다. 모델 Y 대비 휠베이스(앞뒤바퀴 축간거리)가 늘어난 3040mm다. 배터리는 82.5kWh 대용량 팩을 탑재했고, 상온 복합 기준 인증 주행거리는 553km다.
대형 전기 SUV 시장은 연간 전체 국내 판매량이 1만~1만 5000대 규모에 아이오닉 9외에 이렇다 할 강자가 없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오닉 9은 532km에 달하는 주행거리, 동급 가운데 저렴한 차값, 3열 시트 등으로 국내에서 8227대가 팔렸다. 이는 동급인 기아 ‘EV9’ 판매량(1594대)의 약 5배에 달하는 판매량이다. BMW ‘iX’(846대)와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238대)도 판매가 저조했다. 올해 1~2월 판매량에서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볼보 EX90와 테슬라 모델 YL이 출시될 경우 전체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가격 면에서 1억 원이 넘는 EQS SUV와 iX, EX90를 제외한 모델들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2027 아이오닉 9의 판매가격(세제 혜택 적용)은 7인승 6759만~7811만 원이며, 6인승 6817만~7960만 원이다. 아이오닉 9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경우 국비와 지자체 보조금을 감안하면 6000만 원 초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V9도 6197만~8849만 원이며, 기본형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5000만 원 중반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모델YL의 국내 출시 가격을 6500만 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6000만 원 초반대로 내려간다.
또한 대형 전기 SUV 가운데 3열 시트가 있는 모델은 아이오닉 9과 EV9, EX90, 모델 YL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9의 인기를 보면 결국 대형 전기 SUV는 주행거리와 3열 시트 여부, 가격 등이 판매량을 좌우한다”면서 “EX90와 모델 YL의 성공 여부가 결국 대형 전기 SUV 시장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