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선입주가 북항 재개발 활성화 현실적 대안
부산경실련·해수부 노조, 세미나 개최
민간 의존 탈피 '공공 주도형' 전환 촉구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은 기존 항만물류 중심 기능과 해양관광, 문화, 비즈니스 등을 결합해 해양 복합 혁신 중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7년 마무리를 앞둔 1단계 재개발 사업의 핵심 현안은 랜드마크 부지 개발과 트램 건설이다. 하지만, 북항 재개발의 상징인 랜드마크 부지는 수차례 공모가 유찰되면서 장기간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고, 북항 핵심 교통시설인 트램 사업도 재원 분담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경실련과 국가공무원노조 해양수산부지부가 7일 ‘해양수도 완성과 북항 재개발 세미나’를 열었다. 민간 자본에만 의존해 동력을 잃어가는 북항 재개발 사업의 활로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북항 재개발 부진의 구조적 원인을 진단한 정영석 국립한국해양대 교수의 발제가 눈길을 끌었다. 복잡한 이전 과정, 수익성과 공공성의 충돌, 정부와 지자체의 추진 동력 분산 등이 제시됐다. 여러 원인 가운데 핵심은 불확실한 투자 환경에서 민간 투자 유치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행정과 공공이 먼저 입주해 사람이 모이는 구조를 만든 뒤 민간 투자의 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구체적인 모델로 ‘북항 해양행정 복합도시’가 제안됐다. 해수부와 산하 공공기관, 세관, 해사법원 등을 북항으로 모아 공공성을 확보하고 정책 효율성을 끌어올리자는 발상이다. 북항 재개발을 ‘공공 주도형 모델’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정하용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제시한 ‘북항 재개발의 7대 난제’ 발제 내용도 곱씹을 만하다. 대표적인 것이 북항 재개발 사업비 재정 구조의 불균형이다. 총 사업비 4조 636억 원 중 국비는 3043억 원으로 7.5%에 그친 반면, 민간 의존이 3조 7593억 원으로 92.5%에 달한다는 것이다. 공공 재원 비중이 45~50%에 달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콥판자위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27%)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지지부진했던 랜드마크 부지 매각 해법을 찾은 영국, 독일, 싱가포르 사례도 인상적이다. 이들 나라 모두 초기 입주율은 저조했지만, 공공 선투자와 유연한 매각 방식을 통해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부산의 미래를 바꿀 핵심 프로젝트다. 이 사업 성패가 부산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서 여러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항 재개발 사업만을 전담할 ‘통합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항만공사(BPA),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 주체 간 거버넌스가 분절돼 역할 혼선이 잇따르고 있다. 북항을 해양행정·비즈니스 중심지로 구축하고 원도심을 문화·생활·서비스 중심지로 재편하는 기능 분담 전략도 필요하다.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다양한 제안을 집적해 북항 재개발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