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안심 못해" "이게 공천이냐"…공천 갈등 ‘생중계’한 국힘
김재원, 이철우 사법 리스크 최고위서 공개 거론
양향자 "한 달째 결과 기다려"…공천 지연 비판
퇴진론에도 '마이웨이' 장 대표…수습 요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혼란은 좀처럼 수습되지 않는 모습이다. 최고위원들이 공개 회의에서 경쟁 후보 네거티브와 당 지도부 비판을 쏟아내며 자중지란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퇴진론이 비등한 상황에서도 장동혁 대표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내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공천 성토장으로 변질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북도지사 본경선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를 정면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철우 후보가 개인의 인권 유린 의혹을 보도하려는 지방 인터넷 언론사를 입막음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이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검찰의 기소, 좌파 언론과 민주당의 파상 공세를 받을 것”이라며 “최후의 보루인 경북도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예비경선 후보 4명 명의로 이철우 후보의 건강 문제 검증을 중앙당에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경북지사 경선 일정을 이유로 지난달 23일 이후 최고위에 줄곧 불참해 온 김 최고위원이 이날 회의에 나타나 경쟁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건강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경기도지사 공천을 신청한 양향자 최고위원도 공천 발표 지연을 이유로 당 지도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당 공관위는 후보 경쟁력 등을 우려해 경기도지사 공천 발표를 장기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경선이 끝나 추미애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공천 신청자 2인은 이미 한 달 전에 공관위 면접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명도가 있어야 한다, 기업인을 찾는다, 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 AI 전문가가 좋겠다고 하는데, 30년 글로벌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이고 당이 임명한 반도체·AI 첨단산업위원장을 두고 이 무슨 괴이한 말이냐”고 반문했다.
거친 항의와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가 여과 없이 노출되자 지도부는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 종료 전 마이크를 잡고 “설령 공천 과정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도 그동안 당을 위한 길을 걸어온 분들이라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공천 신청 즉시 최고위 사퇴를 의무화하는 당헌·당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들며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당 지도부의 와해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도부를 향한 퇴진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장 대표가 미국 방문을 예고하는 등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 수습은 요원한 모습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