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포기·호르무즈 개방 이견에 美·이란 '노딜'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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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동석 1박 2일 3자 대면
호르무즈·우라늄 농축권 이견 커
美 "핵포기 명시적 약속 못 얻어"
이란 "과도한 요구 당국 막아내"
양국 협상, 2주 내 타결 불투명

1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파키스탄 대원이 미국과 이란 회담 홍보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파키스탄 대원이 미국과 이란 회담 홍보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11~12일(현지 시간) 중재국 파키스탄에서 1박 2일간 휴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끝내 실패했다. 양국은 이란의 핵무기 포기와 호르무즈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2주 휴전 기간 내 종전 협상이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면서 향후 전쟁 재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협상은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중재국 파키스탄 측이 동석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3자 대면으로 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21시간이라는 마라톤협상 끝에 양국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대면 협상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양국 간 관계가 단절된 이후 47년 만에 성사된 최고위급 회담이었다. 회담 분위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회담이 우호적이고 차분했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했고 회의 내내 긴장감이 요동쳤다”고 보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파키스탄에서 12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협상 후 기자회견에서 “단순한 질문은 핵무기를 지금이나, 장기간 개발하지 않는다는 이란인들의 근본적인 약속을 우리가 보느냐인데, 우리는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세부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목표인 이란의 핵포기에 대한 명시적 약속을 얻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란 타스님통신도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해협 문제와 핵물질 제거를 포함해, 전쟁에서 얻을 수 없었던 양보를 협상장에서 얻어내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으나, 이란 대표단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전쟁의 명분으로 이란 핵무기 포기를 내세웠다.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이란의 핵 위협 제거에 대한 성과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미국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이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제한해 핵무기 잠재력을 억제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해협 문제와 핵물질 제거를 포함해, 전쟁에서 얻을 수 없었던 양보를 협상장에서 얻어내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으나, 이란 대표단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또 NYT에 따르면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최종 합의가 타결돼야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대미 핵심 지렛대로 삼고 있는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개방한다면 협상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유가 상승과 그에 따른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의 해제를 협상의 우선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란이 결국 첫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 하면서 향후 국제 정세는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 있으나 2주인 휴전 기간 내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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