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으로부터 교육공동체를 보호하라”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교조 경남지부 기자회견
반복민원에 피해교사 유산

21일 전교조경남지부가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육공동체를 보호해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21일 전교조경남지부가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육공동체를 보호해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가 21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열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육공동체를 보호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는 전교조 박영환 위원장과, 김지성 경남지부장, 피해 교사 2명 등이 참석했다. 김 지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2023년 서이초 교사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때 그 교사가 느꼈을 고립감은 우리의 몫이 되고 있다”며 도교육청과, 정부,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서이초 사건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김 지부장은 “지금의 학교 현장은 과거와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며 “언제 고소당할지 모를 불안감으로 교사는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고, 아동학대 신고는 여전히 교사를 괴롭히기 위한 수단, 내쫓기 위한 수단으로 오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교조는 아동학대법에서 다루는 ‘정서학대’와 ‘방임’을 기존 법체계가 아닌 교육 관련 초중등교육법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체학대 등 구체적 내용이 아닌 정서학대 조항은 임의 해석이 가능한데다가 악의적으로 오용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 중등 교사의 경우 지난해 6월 생활지도 처리 과정에서 학생이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학부모가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고소했다는 것.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학부모는 국회와 교육청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고, 급기야 교사가 학부모를 교육활동 침해로 고소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후 교권보호조치가 결정됐고, 이 과정에 정신적 고통을 겪은 교사가 유산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4월 학부모가 동일 유사 사안으로 아동학대로 재고소해 또다시 상황이 반복되는 실정이라고 발표했다.

25년차 한 사립고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해고당한 뒤 법원 판결로 복직했는데, 또다시 해고당했다며 두 번째 사안까지 무혐의 처분받아 복직 소송 중에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동일한 사안이 반복되더라도 교사 개인이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악의적이고 반복되는 아동학대 고소로 교육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생활 자체가 피폐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악성민원 신고 남용에 법적 대응 기준을 명확히 하고, 반복적인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실질적 제재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감의 의견서가 아동학대 수사 과정에 반영하고, 명백한 무혐의 사안은 내사 종결할 수 있도록 법령을 종결하라고 주장했다.

현재 아동학대법에 의해 고소당하거나 고발당하면, 경찰, 검찰 조사는 물론 법정에서까지 판단을 받아야 하기에 교사들은 최대 3년 이상 해당 사안에 붙들리게 되는 실정이다.

전교조는 신고 남용과 악성 민원이 교실을 잠식할 때 그 피해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돌아간다며 아동복지법 개정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교사들은 서이초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를 묻고 있다. 정부와 교육청이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잘못된 민원이라 할지라도 교사들은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고, 법원을 드나들면서 2~3년을 허비한다. 해당 교사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동료 교사의 활동도 위축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100건의 아동학대 신고 중 98건이 무혐의로 나오는 실정”이라며 “실제 학대받는 아동의 보호체계는 더 정교하게 강화하고, 신고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아 학교공동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