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다카이치,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
일 정부 "개인적 차원" 정부 입장 없어
외교부 "역사 직시·성찰 행동 보여야"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내각총리 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우리 정부는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며 비판했다.
21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를 맞아, ‘내각총리 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이번 봄 예대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 맞는 야스쿠니 신사 대형 참배 기간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봄과 가을 예대제,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 정기적으로 참배해왔으나, 이번에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 등 외교 문제를 고려해 공물만 봉납하고 참배는 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직전 자민당 총재 시절인 지난해 10월에도 참배는 하지 않고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참배하지 않고 공물만 봉납한 것에 대해 “개인 입장에서 마사카키를 봉납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라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한 것은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참배는 하지 않고 공물만 봉납했다. 이날 일본 각료 중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 아카마 지로 방재담당상,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도 공물을 봉납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지도급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며, 이는 양국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