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이달 말 지역 선대위 출범 목표…부울경 공동 선대위도 검토
'용광로 선대위'…계파 불문 통합 구상
서울·경기·TK도 독자 선대위 잇따라
장동혁 지도부 영향력 약화 가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1일 경선 캠프 사무실에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확정 발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형준 경선 캠프 제공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른바 ‘장동혁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해 중앙 선대위와 별도로 독자적인 지역 선대위 구축을 시사하면서 부산시장 선거 선대위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선대위를 꾸리고, 부산·울산·경남(PK)을 포함하는 권역별 선대위 구상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르면 오는 27일 시장직 사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측은 이달 말이나 5월 초를 기점으로 선대위를 출범하고 선거 모드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 측 선대위 구상의 핵심은 ‘용광로 선대위’다. 쇠를 녹이는 용광로처럼 다양한 인물을 한데 녹여내겠다는 의미로, 당적·계파·출신을 가리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이라면 모두 선대위에 합류시키겠다는 통합형 선대위 구상이다.
앞서 박 시장과 경선을 벌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부산지역 현역 의원들이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구조로 선대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측은 선대위의 얼굴 역할을 담당할 영입 인재도 함께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경남·울산과 함께하는 부울경 공동 선대위 출범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이번 구상은 국민의힘 중앙 선대위와는 별개로 지역 선대위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은 부산 나름대로의 지역적 특성이 있으니 우리 (지역) 선대위의 역할과 기능을 훨씬 더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중앙선대위는 이슈 파이팅을 하며 지원하는 개념으로 가고, 지역 선대위가 선거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동혁 지도부 중심의 중앙 선대위가 메시지를 담당하고, 지역 선대위가 실질적인 선거 운동을 이끄는 구조를 염두에 둔 것이다. 경남지사에 도전하는 박완수 현 지사 측도 박 지사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시·군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뭉치는 지역 선대위 구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 후보들이 지역 선대위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PK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최근 당 지지율이 저조하게 나타난 데다 ‘빈손 방미’ 논란 등으로 장동혁 리더십이 붕괴 위기에 몰리자 전국 각지에서 독자 선대위 구상이 잇따르고 있다. 독자 선대위를 일찌감치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 장 대표가 후보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 전원도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즉시 자체 선대위를 발족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TK(대구·경북)에서도 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본경선에 진출한 추경호 의원은 지난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역 선대위를 꾸릴 것”이라며 지도부와 거리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판한 상황에서 공천 내홍 등 당내 문제까지 이어지자 장 대표와 거리를 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은 물론 영남 지역에서조차 지도부 의존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충격파가 적지 않은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선대위는 원래 중앙과 지역이 별도로 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각 지역에서 사실상 지도부를 패싱하고 나서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장동혁 지도부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