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선 최대 승부처 된 북갑, 정치 공학 아닌 지역 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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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수석 출마 굳혀… 관심지 부상
유권자 배제, 미래 비전·설계 안 보여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왼쪽)과 전은수 대변인이 27일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의 면담이 열리는 청와대 접견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왼쪽)과 전은수 대변인이 27일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의 면담이 열리는 청와대 접견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전국적 관심이 집중되는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정우 청와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이 27일 사의를 표명하고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29일 하 수석에 대한 인재 영입식을 열고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의 지역구를 지키기 위한 전략공천에 나설 방침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미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 18개 지역구 중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유일하게 차지한 북갑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상징성과 파급력이 크다.

높아진 관심과 달리 선거 과정은 혼란스럽다. 민주당은 전재수 의원 사퇴 시점을 둘러싸고 보선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다가 4월 30일 이전 사퇴로 정리했다. 하 수석 역시 대통령의 만류성 발언과 당 지도부의 ‘러브콜’ 사이에서 입장 표명을 미루며 혼선을 키웠다. 국가 AI 전략을 총괄해 온 그가 “향후 3~5년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해 온 점까지 고려하면 이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와 국정 운영의 우선순위를 흐리는 처사다. 재보선 특성상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급작스레 출마를 결정하는 모습은 유권자의 숙고 시간을 제한한다. 결국 유권자의 선택권보다 당략이 앞선 정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보수 쪽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전 국힘 대표는 대구 출마설에서 방향을 틀어 부산 북구갑 출마를 택하며 주소지를 옮겼지만 과거 부산고검 근무 외에는 뚜렷한 연고가 부족해 유권자 혼란을 키운다. 더욱이 특정 후보의 출마를 둘러싸고 정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거나, 반대로 출마를 접어야 한다는 식의 논쟁이 벌어지는 모습은 유권자를 철저히 배제한 정치권의 민낯을 드러낸다. 선거는 유권자의 선택으로 완성되는 제도인데 정작 유권자는 배제된 채 정치 세력 간 이해득실만 앞세우는 양상이다. 선거가 임박했음에도 그동안 후보조차 명확히 확정하지 않은 것은 한마디로 유권자 무시라 할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제시하는 일은 선거의 출발점이자 최소한의 책무다. 하지만 지금 부산 북갑 보궐선거의 흐름은 정반대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후보가 움직이면서 선거의 본질은 흐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의 핵심인 부산시장 선거마저 북갑 보선 이슈에 가려지는 기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거의 중심이 지역 발전이 아닌 정치공학으로 이동한 결과다. 정작 부산 북갑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이제라도 후보들은 제대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부산에 내려와 무엇을 바꾸고 어떤 비전을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왜 부산 북갑이어야 하는지, 이 지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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