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살인' 김소영 따라했나…"남성 4명 재우고 돈 뜯었다"
경찰. 연합뉴스
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이 했던 수법과 유사해 모방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A 씨를 지난 25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단독 보도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남성 4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금품 약 4890만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결혼정보업체나 지인 소개로 알게 된 남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A 씨는 한 달가량 동거하며 관계를 쌓은 뒤 음식이나 음료에 수면제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피해자들이 잠이 들면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수백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금품을 빼앗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명으로 피해 금액은 모두 4890만 원에 달한다.
A 씨의 범행은 지난 23일 잠에서 깨어난 동거인인 30대 남성 B 씨가 A 씨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B 씨가 잠에서 깬 뒤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와 관련해 비슷한 피해 내용의 고소장이 이미 접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A 씨를 검거했다. 피해자들은 수면제를 먹게 된 경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남성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벤조디아제핀 계열로 추정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불면증과 불안장애 완화에 쓰이는 벤조디아제핀은 최근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20)이 남성들을 살해할 때 사용한 것과 같은 것이다.
A 씨는 "수면제는 병원에서 공황장애 증상으로 처방받았다"며 "남성들이 스스로 수면제를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와 공범 여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