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씽크’ 품은 동아대병원…부울경 상급종합병원 최대 AI 스마트병동 가동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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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대웅제약의 씽크 솔루션 적용
웨어러블 센서 생체 신호 포착
272병상 환자 24시간 모니터링

동아대학교의료원 스마트병동 개소식이 27일 병원 85병동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시설과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동아대학교의료원 스마트병동 개소식이 27일 병원 85병동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시설과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병실 문이 닫힌 일반 병동에서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간호사가 정해진 시간에 병실을 도는 순회 모니터링의 물리적 한계를 끊김 없는 생체 데이터로 극복하려는 시도다.

동아대학교병원은 지난 27일 대웅제약이 공급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를 도입하고 개소식을 가졌다. 이번 시스템은 원내 1000여 병상 가운데 내과계 중증 환자 위주의 272병상에 먼저 도입됐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구축된 AI 모니터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개소식에는 안희배 동아대의료원장,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이영신 씨어스 대표가 참석했다. 안 의료원장은 “환자에게는 좀 더 안전한 상황을 만들고, 의료진에게는 효율적인 진료 환경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의료 서비스의 출발점”이라며 “이 시스템이 들어오면 입원 중 자고 있는데 혈압을 재러 와서 당황하는 일은 아마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이창재 대표는 “6개월 가량 경쟁품과 공정하게 비교 검토한 결과 채택됐다”며 “에이전트 AI가 의료진의 정밀하고 정확한 진단을 돕고, 간호사는 환자 안전이라는 근본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아대학교의료원 스마트병동 개소식이 27일 병원 85병동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동아대학교의료원 스마트병동 개소식이 27일 병원 85병동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핵심은 씨어스가 개발하고 대웅제약이 유통을 맡은 솔루션 ‘씽크’다. 환자 몸에 가벼운 웨어러블 바이오센서를 붙여 심전도, 체온, 산소포화도 등 주요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읽어낸다. 저전력 블루투스 듀얼 커넥션 기술을 쓴 덕분에 환자가 병동을 돌아다녀도 데이터가 끊기지 않는다. 앞서 기기를 도입한 타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성과가 보고됐다. 수술 직후 산소포화도가 83% 이하로 뚝 떨어진 환자를 즉각 포착해 산소 처치를 했고, 한밤중 몰래 침상에서 내려오던 고령 환자를 가속도 센서로 잡아내 낙상 사고를 막았다. 거추장스러운 장비 없이 기기 하나를 붙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 같은 원격 모니터링은 인력난과 만성질환자 급증이라는 의료계의 이중고를 풀 열쇠로 꼽힌다. 응급실과 달리 일반 병동은 보통 문이 닫혀 있어 의료진의 시야가 닿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만 도는 간호사의 순회 모니터링으로는 환자의 급격한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아채기 힘들다. ‘씽크’는 이 빈틈을 채운다. 수집된 생체 정보는 간호사 스테이션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과 의료진 PC·태블릿 등의 기기로 전달된다. 심혈관 질환자 등의 미세한 변화를 원격으로 알아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구조다.


정진우 동아대권역응급센터 진료부장(응급의학과 교수). 정대현 기자 jhyun@ 정진우 동아대권역응급센터 진료부장(응급의학과 교수). 정대현 기자 jhyun@

현장을 뛰는 의료진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정진우 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진료부장(응급의학과 교수)은 “어느 환자군까지 효과적일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중증 환자에게 의미가 크다는 점은 보험공단 등에서도 인정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정 부장은 “대 당 1000만 원이 넘는 기존 모니터링 시스템은 전 병동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이번 웨어러블 기기는 그 한계를 획기적으로 넓혔다”고 봤다.

간호 현장의 업무 방식은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진다. 환자와 소통하는 주간 대면 순회 모니터링은 그대로 유지하되, 수술 직후나 상태가 불안정해 1~2시간마다 들여다봐야 하는 중증 환자의 모니터링을 기기가 보완하는 구조다. 정 부장은 “3교대 간호사들이 하루 4번 씩 정기적으로 바이탈을 재는데, 씽크 도입으로 환자 잠을 깨우는 새벽 측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원내 기동대 격인 신속대응팀과의 호흡도 한층 강화된다. 씽크로 수집된 데이터는 신속대응팀으로 실시간 전송돼, 원내 심정지 등 위급 상황을 한발 앞서 스크린하고 선제 조치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됐다.

정 부장은 “병동에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지표가 호흡과 산소포화도인데, 과거 간호사가 모세혈관 피 색깔까지 직접 살피던 것을 이제 원격으로 정확히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가동 중인 AI 기반 환자 위험도 예측 솔루션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씽크가 생체 신호를 자동으로 더 자주 측정해 풍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급해줘서 위험도 예측률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쏟아지는 데이터 속에서 가짜 신호를 걸러내는 일은 AI 헬스케어 기기 전반이 풀어야 할 공통 과제다. 정 부장은 “하루 200번 이상 울리는 알람 중 가짜 신호를 솎아내는 작업과 환자 상태 악화 예측 시스템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며 “결국 현장 의료진의 소모적인 시간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들이 기술 고도화되면 좋을 것”이라고 봤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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