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5단계’로 세분화…'완속충전'은 인하·'급속충전'은 인상
50kW 미만 요금↓·200kW 이상↑
계절·시간대 따라 변동요금 적용
고속도 휴게소 충전요금 '표지판’ 설치해야
서울시내 한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시설. 연합뉴스
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조정안.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공공 전기차 충전시설의 충전요금 체계가 현행 2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된다. 이에따라 충전 속도가 매우 빠른 전기차 충전기 요금은 오르고, 느린 충전기 요금은 인하된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내 전기·수소차 충전기는 충전요금 표지판을 설치해야 하는 등 충전요금 정보 확인이 보다 쉬워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부가 운영하는 공공 전기차 충전기와 기후부 '이음카드' 회원으로 다른 전기차 충전 사업자 충전기를 이용할 때 적용하는 요금(로밍요금)을 개편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30일부터 5월 1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공공 전기차 충전기 요금과 기후부 회원 로밍요금은 전기차 충전요금 '상한선'과 같다. 만약 충전 사업자가 요금을 그 이상으로 올리면 전기차 운전자는 기후부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충전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기후부 운영 충전기 요금과 기후부 회원 로밍요금은 충전기 출력이 100kW(킬로와트) 이상(급속)이면 kWh(킬로와트시)당 347.2원, 100kW 미만(완속)이면 324.4원이다.
기후부는 요금을 나누는 구간을 5개로 세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충전기 출력이 30kW 미만이면 kWh당 충전 요금을 294.3원, '30kW 이상 50kW 미만'이면 306.0원, '50kW 이상 100kW 미만'이면 324.4원, '100kW 이상 200kW 미만'이면 347.2원, '200kW 이상'이면 391.9원을 적용한다.
현재 요금을 고려하면 느린 충전(충전기 출력 50kW 미만)은 요금이 인하되고 매우 빠른 충전(200kW 이상) 요금은 오르는 것이다. 기후부는 출력 200kW 이상 충전기가 6000기를 넘어가는 등 '초급속 충전 시장'이 형성됐는데 관련 '요금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요금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전기 출력에 따라 '원가'가 다른 점도 요금제 개편 이유다. 충전기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따라 충전기 운영 사업자가 부담하는 요금은 완속과 급속이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전기설비를 설치할 때 한국전력에 내는 부담금(한전불입금) 등은 급속이 완속보다 많은 점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200kW 충전기의 경우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기본요금이 100kW의 2배"라면서 "기존 요금체제를 유지하면 적자가 나는 구간이 있어 현행화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추후 유가가 내려가면, 초급속 충전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 전기차 운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내연기관 차 연료비 대비 50% 미만 충전요금 부담'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기후부 관계자는 "아파트 등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에서 주로 충전하고 운행 중 필요하면 급속 충전기에서 짧게 재충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체적으로 충전요금 부담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충전 사업자가 내는 전기요금은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반영해 차주가 내는 충전요금도 계절·시간별로 달리하는 제도를 공공 충전기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런 제도가 도입되면 저렴한 요금을 매개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후부는 기대한다.
기후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수소차 충전기의 경우 주유소처럼 외부에 충전요금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하고 충전요금과 충전기 상세 위치, 현재 이용할 수 있는지 등을 무공해차 통합누리집(ev.or.kr)에 공개하도록 규정한 대기환경보전법 하위 법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정보를 등록하지 않거나 제공하지 않으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안에는 수소·전기차 충전기 관리기준과 이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충전기 정보 등록 여부와 사업자 관리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관리할 전담기구 지정을 위한 근거도 개정안에 마련됐다.
기후부는 내구연한(8년)이 지나지 않은 충전기를 철거 후 새로 설치할 경우 '고장이 났는데 수리가 불가능하다'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지침을 개정한다. 최근 보조금을 노리고 멀쩡한 충전기를 교체하는 경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기후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자가 충전 사업자에게 위탁하지 않고 충전기를 직접 설치해 운영할 때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충전기 설치·위탁운영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신축 아파트 충전기 표준규격을 마련하기로도 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51만 6996기로, 급속 충전기가 5만 5470기이고 완속 충전기는 46만 1526기다. 수소차 충전기는 473기에 달한다.
정선화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합리적인 충전 요금과 충전시설 이용 편의는 전기차 보급의 핵심”이라며 “이번 요금체계 개편 및 관리기준 마련을 시작으로 전기차 보급을 위한 최적의 충전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