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타트업 ‘데스밸리’서 좌초… 투자 생태계 조성해야”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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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창조센터·기술창업원 포럼
초기 지원 넘치다 성장 때 자금난
기업주도형 벤처 캐피털 활성화
기술 테스트 베드 구축 등 시급
기보·신보 브릿지론 확대도 주문

지난 7일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 주관한 ‘부산 개항 150주년 연속 포럼’이 열렸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지난 7일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 주관한 ‘부산 개항 150주년 연속 포럼’이 열렸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부산 창업 생태계가 초기 지원은 강하지만 성장 단계에서 자금과 투자 기반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 중심 지원을 넘어 항만 등 현장을 활용한 테스트베드 확대와 기업주도형 투자 활성화 등 산업·자본·기술을 연결하는 생태계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지난 7일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 주관해 열린 ‘부산 개항 150주년 연속 포럼’에서는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와 개선 방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부산에서 초기 창업 지원은 비교적 활발하지만,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운영자금과 민간 투자 기반이 부족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창업 단계에서는 정부 지원과 투자 유입이 가능하지만, 이후 성장 단계에서 운영자금과 브릿지 자금이 부족해 사업 지속이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민간 투자 생태계 조성도 과제로 꼽혔다. 지역에는 벤처캐피털(VC)와 액셀러레이터(AC) 등 투자 플레이어가 부족해 우수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서울과의 협력 확대와 함께, 해운·물류 등 지역 산업 기반 기업이 참여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스타트업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구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항만과 같은 국가 기반 시설은 접근이 제한돼 있어 스타트업이 기술을 실증할 기회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산항만공사 등 공공기관이 테스트 환경을 개방하고, 기술개발 이후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이 해양도시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실제 창업 생태계에서는 해양 산업 비중이 낮고, 산업과 창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산항만공사 연정흠 항만연구부장은 “부산시의 정책과 도시 인프라, 시민 정서에 사실 해양이 없다”며 “중소 규모 해양 중공업 업체들은 법정관리 위기인 경우가 허다하고 부산 스타트업 중 해양이나 항만 쪽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현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이 가진 장점도 분명하다. 해양·항만·물류 등 산업기반이 뚜렷해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와 환경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응용형 AI 특화 도시’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수도권 출신 학생들의 부산 대학 진학 비율이 증가하는 등 인재 유입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이 해양 스타트업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 간 협업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산업·기술·자본이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산업 현장의 문제를 기술로 ‘번역’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공개와 산업 수요 기반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김용우 대표는 “현재 창업기업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브릿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데스밸리에 빠진 지역 스타트업을 구하기 위해선 브릿지 대출 지원 확대와 산업·기술·자본의 밀접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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