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못 주는 홈플러스…MBK는 채권단과 줄다리기
메리츠의 MBK 연대보증 요구에 난색
참여연대 “약탈적 사모펀드 경영” 규탄
서울 홈플러스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영업 중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채권단과 신규 자금 지원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의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2~3개월간 버틸 수 있는 1000억 원 규모의 초단기 운영자금(브릿지론) 지원을 검토했다.
메리츠 측은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 △기존 DIP(긴급운영자금) 대출과 유사한 수준의 이자율 △최대주주인 MBK와 경영진 개인들의 연대보증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이 경영진 개인의 연대보증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개인 등은 이미 다른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연대보증을 제공한 상황이라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을 연대보증 대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메리츠 측은 배임 등 추가적인 법적 분쟁 발생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MBK에 보증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미 1조 2000억 원을 홈플러스에 빌려준 메리츠 측 입장에서는 담보나 보증 요구 등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MBK도 연대보증 요구를 거부하면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자금 확보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해석도 나온다.
MBK의 태도를 두고 시장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대주주의 책임 경영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포브스가 보도한 ‘2026년 대한민국 50대 부자’ 명단에 따르면 MBK 김병주 회장의 자산은 99억 달러(약 14조 원)를 상회하며 국내 최상위권이다.
또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MBK는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홈플러스가 포함된 3호 펀드의 내부수익률도 10%를 넘겨 상당한 관리 수수료를 수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홈플러스에서는 전국 37개 매장이 영업을 잠정 중단했으며, 직원들의 임금까지 체불되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회사를 살리겠다며 월급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14일 성명을 내고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에 대해 “약탈적 사모펀드 경영의 전형”이라며 “MBK는 기업 회생과 정상화보다 투자금 회수와 손실 최소화에만 몰두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일부에서 MBK가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까지 단 1원의 투자금도 회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