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국제회의 세계 40위권 도약, 가덕신공항 시급한 이유
컨벤션 운영 역량 입증 도시 경쟁력 높여
부산형 의제 발굴 마이스 거점 도약해야
가덕신공항 조감도(최신)
부산이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발표하는 국제회의 개최 도시 순위에서 세계 40위권에 처음 진입한 것은 마이스(MICE) 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ICCA는 국제회의 개최 건수와 수준을 평가해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글로벌 MICE 산업 기관이다. 부산은 지난해 ICCA 발표에서 88위였는데 올해 49위로 무려 39계단이나 뛰어올랐고, 아시아 12위, 국내 2위를 차지했다. 상위권 도시 대부분이 국가 수도이면서 글로벌 허브공항을 갖췄다는 점에서 부산이 받아 든 성적표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가덕신공항 개항 이전부터 도시 위상과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향후 질적 도약 가능성을 보여 준다.
ICCA 순위는 단순한 행사 건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최소 3개국 이상 순회하고,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등록 회의만 인정된다. 부산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MICE 도시에 요구되는 신뢰와 운영 역량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대형 국제행사 경험이 축적됐고, 벡스코를 중심으로 한 전시·컨벤션 기반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여기에 호텔·관광·운송·기획업체가 결합한 마이스 얼라이언스가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벡스코 개장 초기 30여 곳에 불과하던 관련 기업이 260여 곳까지 증가한 점에서 부산 마이스 산업의 외형과 역량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부산이 MICE 도시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은 성과는 환영하되, 한계와 과제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세계 40위권 도시 상당수는 글로벌 허브공항을 갖춘 수도다. 세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 도시 중 싱가포르(5위)와 서울(9위), 도쿄(10위)가 대표적이다. 이들에 비하면 부산은 장거리 국제노선이 부족하고 국제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가덕신공항의 적기 개항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제회의 산업은 결국 사람의 이동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신공항 개항 이후에도 장거리 노선 확대와 도심 연계 교통망 구축, 숙박 수용 능력 확충, MICE 전문 인력 양성, 체류형 관광 전략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국제회의 유치는 도시 브랜드와 지역 경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부산시는 벡스코 확충과 권역별 회의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동시에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데이터 산업을 비롯해 해양·금융·영화·기후·스마트 항만·의료 같은 부산형 의제를 국제회의와 결합하는 특화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국제회의 개최 도시 세계 40위권 진입은 가덕신공항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 준 신호다. 부산은 이제 국제회의 건수 경쟁을 넘어 도시 경쟁력의 질을 높여야 한다. 가덕신공항과 교통·관광·문화 인프라, 산업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동북아 대표 마이스 도시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