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구의원 VS 3선 도전 현역… 부산 서구청장 맞대결
더불어민주당 황정재 서구청장 후보.
국민의힘 공한수 서구청장 후보.
쇠락한 원도심의 재도약이냐, 안정적 행정의 연속성이냐.
6·3 지방선거 부산 서구청장 선거는 침체한 원도심 회생 방안을 둘러싼 여야의 정면 승부로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재 후보는 ‘변화’와 ‘세대교체’를 앞세워 보수 강세 지역 입성에 나섰고, 국민의힘 공한수 후보는 지난 8년 간의 성과와 ‘검증된 행정 능력’을 내세워 3선 고지에 도전한다. 관광·의료·생활 인프라 확충을 둘러싼 경쟁 속에 천마산 관광모노레일 사업 논란과 원도심 공동화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서구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 “관광·의료 발전 필요”
서구는 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 등 해양 관광 자원이 풍부하고, 부산공동어시장을 지닌 수산업의 중심지다. 대학병원 3개가 밀집한 의료관광특구이기도 하다. 산복도로와 해안가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이지만, 변화 속도가 더디다고 아쉬워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
지난 24일 오후 서구 송도해수욕장 일대엔 바닷가를 걷는 관광객과 장사를 준비하는 상인이 오갔다. 서구에서 나고 자란 오민혁(29) 씨는 “송도와 암남공원을 찾는 사람은 항상 있지만, 관광객이 오래 머물게 만들 연결 정책은 부족하다”며 “최근에는 아미동까지 주목받고 있는데, 다음 구청장은 체류형 관광 기반을 만들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
암남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50대 김 모 씨는 “부산공동어시장은 그동안 부산 먹거리를 떠받친 곳인데 주변 상인들은 갈수록 힘들다”며 “관광 개발만 말하지 말고 시장 주차와 위생, 신산업 발굴까지 같이 챙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인프라 확대를 요구하는 호소도 나왔다. 아미동 주민 이은희(38) 씨는 “서구에 대학병원이 몰려 있지만, 정작 아이가 아플 때 바로 갈 수 있는 소아 응급 진료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진다”며 “의료 인프라가 동부산에 쏠린 상황에서 서구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생활 진료망 확충과 의료 관련 개발에 속도를 내줄 후보를 원한다”고 말했다.
■ 출사표 던진 재선 구의원
더불어민주당은 ‘현장형 정치인’을 내세우는 황정재 후보가 구청장에 처음 도전한다. 황 후보는 2018년 서구의회에 입성했고, 구의원 재선에 성공해 부의장에 선출됐다.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자 당대표 특별보좌역도 맡고 있다. 2014년엔 민주당 부산시당 국민통합위원장도 역임했다.
황 후보는 “8년간 의정 경험을 통해 현장형 정치인으로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생활 민원과 지역 현안을 해결해 왔다”며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 중심 행정을 지향하고, 젊은 추진력과 강한 실행력으로 서구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도심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문화·체육·복지 기능을 결합한 ‘서구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이들이 야간과 휴일에도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도입도 적극 추진해 공공의료 체계도 새롭게 구축하려 한다. 예산 폭증과 공사 기간 지연 논란에 휩싸인 ‘천마산 관광모노레일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황 후보는 “상대 후보는 장기간 구정을 운영하며 변화가 부족하고, 일부 사업은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천마산 관광 모노레일 사업은 사업성 논란 등으로 주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개발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주민이 체감할 실질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현역 구청장 ‘3선 도전장’
국민의힘에서는 연임에 성공한 현직 구청장인 공한수 후보가 3번째 출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고전한 2018년 선거에서 승리한 그는 2022년에는 경선을 거쳐 재선에 성공했다. 제6~7대 부산시의원을 역임했고, 제17·18대 국회에서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공 후보는 “저는 성과로 검증된 재선 구청장으로, 부울경 최초로 의료관광특구를 만들었다”며 “원도심 최초 아동친화도시, 부산 16개 구·군 최초 고령친화도시,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획득해 3대 친화도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생태계를 강화할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의료 기업 100개 유치, 일자리 1000개 창출, 의료 관광객 1만 명 유치가 목표인 ‘의료관광특구 백·천·만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부산 서구를 의료 R&D 중심 도시로 도약하게 하는 게 목표다. ‘해사법원 서구 유치’도 강조했다. 서구 일대 법률·보험·해운·서비스 사업을 활성화해 원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신권역 생활 악취 해결’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분류식 하수관로 사업(BTL)을 통해 고질적 생활 악취와 남항 수질 오염 문제를 해소하는 게 목표다.
공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쓰나미가 덮칠 때도 부산에서 살아남았다”며 “위기 속에서 서구를 지킨 검증된 구청장”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민주당 바람이 매서웠지만, 부산 16개 구·군 중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건 수영구와 서구뿐이었다.
서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인 데다 공 후보 조직력이 건재해 민주당에게 험지로 꼽힌다. 하지만, 원도심 침체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침체한 원도심을 재건할 방안 등으로 표심을 잡는 게 승패를 가를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