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저승사자 컴백"…공정위, 기획수사 전담 21년만에 부활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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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위원장,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
난이도 높은 복합사건 등 기획수사 전담부서 신설
2005년 조사국 폐지 21년 만에 부활
기획수사 강화에 재계 긴장감 올라갈 듯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위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위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재계 저승사자'라 불리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이 '중점조사기획단'이라는 이름으로 21년 만에 부활한다. 중점조사기획단은 대기업 관련 대규모·복합 사건에 대해 전방위 기획수사를 펼칠 예정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조직개편 계획을 밝혔다. 신설되는 중점조사기획단은 국 단위 조직으로 40명 규모, 3개 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난이도 높은 사건에 대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일종의 '기동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 위원장의 설명이다. 주 위원장은 "누적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특수조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대규모 일괄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중대 민생사건 처리의 속도와 효과를 제고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점조사기획단의 전신인 조사국은 1996년 출범해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개념이 생소하던 시기, 주요 대기업에 대한 내부거래 조사로 강력한 힘을 휘둘렀다. 그러나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생겨 무분별한 내부거래가 줄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도 옥죄는 것 아니냐는 재계의 비판이 이어지며 2005년 폐지됐다.

이후 조사관리관 산하 중점조사팀을 편성해 과거 조사국 기능을 대신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대형 사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복잡한 구조의 대형 사건이 발생할 경우 기존 담당 업무를 뒤로 미루고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최근 발생하는 법 위반과 복합적인 불공정 행위에 대해 조직이 나뉘어 있으면 중대성을 면밀하게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신속하고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쿠팡 동일인(총수) 지정이나 설탕·밀가루 대규모 답합 등 굵직한 사건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전담 팀이 꾸려지는 셈이다.

실제 정부는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칙 행위 제재를 강화하는 추세다. 공정위는 지난 2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의 설탕 가격 담합을 적발해 4083억 1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 등 제분사 7곳의 밀가루 담합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710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대상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금융감독원은 기존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더해 민생금융범죄 특사경도 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정부 '경제사정 당국'의 행보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주병기 위원장은 '옥상옥' 혹은 '정권의 칼잡이'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난이도 높은 중대사건을 대처하기 위해선 전문성 갖춘 조직이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며 "공정위는 정치수사를 하지 않는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구조적 문제 해결에 특화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조사와 사건 처리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분석국 신설한다. 수석 이코노미스트 지휘 아래 박사급 전문인력을 투입한 조직으로 데이터와 통계 분석 역량을 끌어올려 기획수사를 지원사격한다.

공정위의 이번 조직개편은 6월 내 개정 절차를 마무리 하고 올 4분기부터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공정위의 기획 조사 기능 강화에 재계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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