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노위 “소방 공무직 전보 인사 부당”
근로 계약서에 근무지 명시 들어
구제 신청자 중 3명 부당성 인정
소방본부 “인사권 제한” 재심 예정
부산소방재난본부 전경. 부산일보 DB
부산소방재난본부(이하 본부)가 공무직 근로자 3명에게 부당한 인사 전보를 내렸다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 판결이 나왔다. 피해 근로자는 사전 동의 없는 강제 발령으로 극심한 출퇴근 고통 등 생활권 침해를 호소하는 반면, 본부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이며 순환 배치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맞선다.
1일 본부 등에 따르면 지노위는 지난 4월 27일 본부가 지난 1월 시행한 공무직 근로자 인사에 대해 일부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본부 소속 공무직 근로자 9명은 ‘공무직 정기 인사(순환 배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본부 측이 이들의 근무지를 변경한 것이 부당하다며 지난 2월 지노위에 구제를 신청했다. 지노위는 이들 중 3명에 대해 부당성을 인정했는데, 이 같은 판결 결과의 근거를 담은 판정문을 지난달 27일 공개했다.
지노위 판정문을 보면, 이들 공무직 근로자는 근로 계약 체결 당시 계약서에 특정 소방서 또는 특정 소방서 내 부서를 정확한 근무지로 명시했다. 근로계약서상 근무 장소 변경이 예정돼 있거나 가능하다는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 관련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들의 근무지를 옮기려면 본부 측은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본부 측은 당사자에게 동의를 받지 않고서 이들의 근무지를 변경했고, 지노위는 이것이 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해당 인사 발령으로 해운대소방서에서 근무하던 영양사 A 씨는 금정소방서로, 중부소방서에서 근무하던 영양사 B 씨는 해운대소방서로, 사하소방서에서 근무하던 미화원 C 씨는 영도구 항만소방서로 소속 소방서가 변경됐다. 근로자들은 갑작스러운 인사 발령을 생활 패턴이 무너졌다고 하소연한다.
기장군에 거주하는 A 씨의 경우, 해운대로 출퇴근을 하는 배우자의 차를 함께 타고 해운대소방서로 출근을 해왔다. 평소 A 씨가 출근을 위해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이었다. 그러나 금정소방서로 근무지가 바뀌면서, 자차가 없는 A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2시간에 걸쳐 출근을 하고 있다.
반면 본부는 지노위의 판단에 유감을 표명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인사권 행사는 본부장의 고유 권한인데, 이번 판결로 사용자 인사권이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본부 측은 우려했다. 또 일부 공무직 근로자들이 한 근무지에서 장기 근속하며 근무 분위기가 침체됐고, 근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순환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본부 측이 이번 순환 배치를 위해 2024년부터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거친 만큼, 이를 부당 인사 발령이라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번 판정은 최종 결과가 아닌 구제 절차의 시작일 뿐, 쟁점 사항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