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로봇군단의 시대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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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에 힘입어 현대전 양상도 크게 변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하이테크 무기인 드론의 경우 최근엔 인공지능(AI)과 결합하는 등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방식으로 사족 보행을 하는 ‘로봇 개’ 등 인간 병사를 돕는 무인 무기들의 실전 배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4년 3개월을 넘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최첨단 무기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최근엔 우크라이나가 ‘바퀴 달린 킬러 로봇’ 군단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총과 유탄 발사기를 장착한 ‘바퀴 달린 킬러 로봇’은 적군을 직접 공격하고 아군에게 보급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목표물을 폭넓게 조준할 수 있으며, 휴식이나 보급 없이 장시간 작전을 수행한다. 전투 로봇이 전장에 투입될 경우 정찰 드론이 전용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전황을 실시간 중계한다. 로봇들이 최전선에서 보병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로봇들은 이동 시 소음도 거의 내지 않기 때문에 적군은 10미터 거리로 접근할 때까지도 알아차릴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바퀴 달린 킬러 로봇’ 군단을 ‘조용한 죽음’이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는 로봇 군단을 대규모 투입한 덕분에 올 들어 매달 러시아군 사상자 3만 5000명을 발생시킨다는 목표를 연이어 달성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월 이후 로봇 등 무인 장비로만 수행한 임무는 이미 2만 2000건에 달했다. 로봇 군단의 활약 때문에 러시아군 총 사망자 수도 50만 명으로 늘었다. 우크라이나가 킬러 로봇을 대거 전장에 투입한 것은 전쟁 장기화로 병력이 크게 부족해진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러시아도 자체 지상 로봇을 개발해 반격에 나서고 있으나 기술에서 우세한 우크라이나 로봇이 훨씬 압도적 성과를 거둔다는 평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지상 로봇 시스템의 효율성이 입증되면서 머지않아 킬러 로봇이 인간 병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더욱이 지난 2월엔 미국 스타트업 기업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자율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하기도 했다. ‘바퀴 달린 킬러 로봇’을 넘어 ‘인간형 킬러 로봇’의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로봇 병사의 본격적인 등장이 무분별한 전쟁 확대와 윤리의식 결핍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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