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레이스 출격, 초전도 수소차 단숨에 세계 알린 토요타 ['슈퍼 타이큐 시리즈' 가 보니]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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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이 새 기술력 실험의 장”
전 세계 6만 5000명 인파 몰려
엔진음 속 고기 굽고 캠핑도 즐겨
극한 코스에서 기술 입증 전략
토요다 회장 부자 주행 완주

토요타자동차의 토요다 아키오 회장(오른쪽 위 파란옷)이 32번 차량의 옆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 차의 운전대는 아키오 회장의 장남인 토요다 다이스케가 잡았다. 슈퍼 타이큐 공동취재단 제공 토요타자동차의 토요다 아키오 회장(오른쪽 위 파란옷)이 32번 차량의 옆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 차의 운전대는 아키오 회장의 장남인 토요다 다이스케가 잡았다. 슈퍼 타이큐 공동취재단 제공
수소 초전도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토요타 관계자. 슈퍼 타이큐 공동취재단 제공 수소 초전도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토요타 관계자. 슈퍼 타이큐 공동취재단 제공
서킷 바깥에 쳐져 있는 텐트들. 남유정 기자 서킷 바깥에 쳐져 있는 텐트들. 남유정 기자
액체수소 이동식 충전소. 남유정 기자 액체수소 이동식 충전소. 남유정 기자

“역대 최다 주행 기록 달성을 축하합니다. 함께 가장 오래 달려본 이 거리가 미래로 이어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 7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 내구 레이스의 종료를 알리는 체커 플래그가 흔들렸다. 장남 토요다 다이스케가 운전대를 잡은 경주차가 마지막 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피트 월에 몸을 내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이 손을 흔들며 맞이했다. 수소 레이싱카의 역대 최다 주행 기록이 수립된 순간이다.

토요타차는 지난 5~7일 열린 ‘슈퍼 타이큐 시리즈 2026’ 3라운드 ‘후지 24시간 레이스’에 초전도 기술을 적용한 ‘TGR GR 코롤라 H2 콘셉트’를 출전시켰다. 아키오 회장은 ‘모리조’라는 가명으로 직접 운전대를 잡아 75랩(342.3km)을 주행했다. 다이스케도 레이스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실전 시험무대를 완주했다.

62대 경주차가 뿜어내는 거친 굉음 뒤편의 서킷 풍경은 축제 현장 같았다. 잔디밭에 텐트를 친 가족들이 고기를 굽고, 연인들은 캠핑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밤이 되자 불꽃놀이와 음악 공연이 이어졌다. 토요타는 차세대 기술 검증 무대에 대중문화를 연계한 전략을 펴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120% 증가한 6만 5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번 레이스에서 토요타는 리니어 신칸센의 ‘초전도 기술’을 수소차에 최초로 이식했다. 영하 253도 액체수소의 극저온 특성을 활용해 별도 냉각장치 없이 전기저항이 ‘제로(0)’가 되는 초전도 모터 펌프를 탱크 내부에 탑재했다. 이를 통해 탱크 용량을 36% 늘리고 액체수소의 자연 기화 현상을 억제하며 24시간 실전 검증을 마쳤다.

다만 이 차량이 상용화되려면 아직 해결 과제가 많다. 이번 레이싱 도중에도 변압기 문제가 발생하거나 탱크 교체 작업에 4시간가량 소요되는 등 내구성 보완이 필요한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토요타차의 이 같은 시도에 한국자동차연구원 김명환 수소동력연구본부장은 “고토크 경주차 안에 초전도 수소엔진 시스템을 넣은 것 자체가 도전적인 기술”이라고 진단했다. 액체수소가 스스로 기화하는 ‘보일오프’ 현상을 완전히 억제하는 것과 고가의 초전도 부품 단가를 낮추는 것도 장기적 숙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수소 모빌리티의 미래가 전기 배터리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와 친환경에 있다고 분석한다. 수소는 단위 중량당 에너지가 커 대형 모빌리티에 적용 시 배터리 대비 무게 측면에서 압도적인 이점을 가질 수 있어서다. 김 본부장은 “대형 상용차에 전기 배터리를 실으면 무게 탓에 적재량이 떨어진다”며 “동급 상용차 기준 전기는 충전에 5~6시간이 걸리지만, 수소는 20~30분이면 충분해 전 세계적으로 수소 로드맵이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수소 시장은 최고출력(150kW)과 주행거리(720km)를 확보한 2세대 ‘디 올 뉴 넥쏘’를 가진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선두다. 여기에 수소엔진 융합을 내세운 일본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앞세운 중국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수소차의 비싼 제조 비용과 충전 인프라 부족은 글로벌 공통의 과제다. 토요타가 경쟁사인 현대차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레이스에서 타카하시 토모야 토요타 GR 컴퍼니 사장은 현대차에 대해 “함께 차를 발전시키는 동료”라며 “현대차가 수소 레이스에 참여하겠다고 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기술과 노하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킷 위에서 실전 검증을 마친 차세대 기술이 실제 수소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즈오카(일본)/글·사진=남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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