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발 인플레 ‘솔솔’… 한은, 기준금리 카드 ‘만지작’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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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월평균 임금 500만 원 이상
전체 16.5% 통계 작성 후 최대치
슈퍼사이클로 고소득 근로자 급증
호황 소외 저소득층은 부담 가중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고소득 임금근로자가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이미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 충격에 취약한 저소득층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10월) 임금근로자 2248만 8000명 가운데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상여금 포함·세전)이 ‘500만 원 이상’인 근로자는 371만 3000명으로, 전체 대비 비중은 16.5%였다. 500만 원 이상 임금근로자 규모와 비중 모두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500만 원 이상’은 데이터처의 임금수준 분류 최고 구간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고소득 근로자 비중이 유의미하게 커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 슈퍼 사이클에 따라 큰 이익을 거둔 기업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의 비중이 늘어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뒤 0.05%포인트(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전산업 특별급여가 똑같이 10% 상승하더라도 평균적인 수준에서 늘어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업종에 집중돼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 국면이 이어지면 현재 반도체 호황에서 소외된 저소득층은 ‘소득·물가·금리’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압박을 받으며 삶이 한층 더 팍팍해질 우려가 크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월 임금 500만 원 이상은 제조업에서 24.0%를 차지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업에서는 5.4%, 숙박·음식점업은 1.4%에 그쳤다. 대규모 성과급 등 임금 상승은 반도체 제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에는 ‘그들만의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에 더 무겁게 다가온다. 저소득층은 지출 측면에서 식료품·에너지·교통·주거비 등 필수재의 비중이 크다. 필수재가 오르면 가처분 소득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소비자물가 지수는 3%에 머물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점차 강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 초과세수를 활용해 저소득층을 보호할 핀셋형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임금 상승률이 뚜렷한데 물가상승률은 2%가 채 안 되게 관리하는 일본의 대응이 좋은 사례라고 본다”며 “석유 최고 가격제처럼 물가 상승을 자극하지 않고 물가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에너지나 식료품 바우처처럼 오로지 해당 용도로 사용하도록 저소득층에게 지급된다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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