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경보 상향…부산·경남 식수원 우려
칠서·물금매리 지점 ‘경계’로 상향
합천보서 공기 중 녹조 독소 검출
창원 수돗물 냄새 여파도 이어져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23일 창원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 수돗물 악취 사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마창진환경련 제공
부산과 경남의 식수원인 낙동강 칠서, 물금·매리 지점 조류 경보가 상향하면서 올여름 녹조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 상수원을 중심으로 유해 남조류가 급증하면서 평년보다 녹조 현상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2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경남 함안군과 창녕군 사이 낙동강 칠서 지점과 김해시와 양산시 사이 물금·매리 지점에 발령 중이던 조류 경보를 ‘관심’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물환경시스템 기준으로 지난 15일 1만 8956세포/ml를 기록한 칠서 지점 유해 남조류는 22일 1만 8836세포/ml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유해 남조류가 2회 연속으로 1만 세포/ml 이상을 기록하면 경계 경보가 발령된다. 이 기간 수온은 24.4도에서 25.8도로 상승했다.
물금·매리 지점 유해 남조류는 15일 2만 1868세포/ml에서 22일 1만 3288세포/ml로 줄었지만 2회 연속 1만 세포 이상을 기록해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이 기간 수온은 25.4도에서 25.5도로 소폭 상승했다.
낙동강 중류인 강정·고령 지점은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경계 경보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18일 1만 9572세포/ml에서 22일 2만 9670세포/ml까지 늘었다.
낙동강 하류는 부산과 경남 시민 식수원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된다면 녹조 확산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져 우려가 크다.
지난해 조류경보 일수는 총 961일로 역대 최장기간 발령됐다. 2023년, 2024년에는 각각 530일, 882일을 기록하는 등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해 남조류는 △질소·인 등 영양염류 △수온 △일조량 △유량과 물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기후 변화로 수온이 높아진 데다가 낙동강은 보 영향으로 유속이 느려져 유해 남조류가 번성하기 쉬운 환경으로 지목된다. 기후 변화가 심화해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 낙동강 녹조 현상도 일찍 발생하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
낙동강 녹조 현상은 먹는 물뿐만 아니라 공기 중 위협 요소로도 부상했다. 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과 이승준 교수 연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낙동강 합천보 상류 지점 공기 중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농도는 1.11ng/㎥였다. 이승준 교수는 “외국에서는 녹조가 한창 번창할 때 검출되는 수준으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8개 보 수문 조기 개방으로 녹조 완화를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당장 순차 개방할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낙동강 보 순차 개방 적기를 검토하는 사이, 유해 남조류 증가 여파로 낙동강 칠서 지점 취수 원수 냄새 유발 물질도 늘어나면서 창원지역에서는 수돗물 악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23일 창원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 낙동강 원수 수질 개선 대책 마련 △함안보 수문 개방 △창원시 수질검사 결과 등 공개 △창원시의회 칠서정수장 사고 대응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창원 시민은 낙동강 원수 수질을 개선하고자 수도 요금과 함께 톤당 170원의 물이용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안전한 원수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녹조와 악취가 우려되는 원수를 칠서정수장으로 공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칠서정수장은 매일 원수 수질을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공정을 강화해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책무가 있는데도 창원시 대응은 늦었고, 시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관례로 주 2회 검사를 시행하다가 급히 조치한 측면이 있다”며 “하루 1회 이상 검사하면서 맞춤 대응 중”이라고 해명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