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라는 이름의 불, 그 뜨거움 속에 잃어버린 온기를 찾아서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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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소극장 40주년 기념작 연극 ‘체온’
무관심의 시대에 던지는 공감의 메시지

연극 ‘체온’ 포스터. 가마골소극장 제공 연극 ‘체온’ 포스터. 가마골소극장 제공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은 부산 연극계의 산실 가마골소극장이 이 시대를 날카롭게 성찰하는 신작 연극 ‘체온’을 선보인다. 전쟁과 재난이 끊이지 않는 혼란 속에서 타인의 고통에 무뎌진 우리 사회의 세태를 짚어보는 작품이다.

가마골소극장은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극장에서 연극 ‘체온’을 무대에 올린다. 모건강 작가가 대본을 쓰고 김하영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재앙과 위협이 일상이 된 시대에도 결코 사라지지 말아야 할 ‘인간 본연의 모습’을 조명한다.

작품의 핵심 소재는 ‘불’이다.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분노를 무릅쓰고 가져온 불이 인류 문명의 시작을 알렸듯, 연극 속 불 또한 문명을 상징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문명은 과열을 넘어선 상태다. 전쟁으로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는 이를 경제적 악재 정도로만 여기는 무관심을 꼬집는다.

김하영 연출가는 이 소재를 20여 년 전 화상 사고로 연습을 중단해야 했던 동료 배우에게서 얻었다고 밝혔다. 불이 인류에게 문명을 선물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가로막고 좌절시키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한 셈이다.

극에는 총 8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중심을 잡는 것은 거대한 산불 한가운데 고립된 4명의 장애인이다. 이들은 문명 발전을 명목으로 희생을 강요받는 사회적 약자이자 소외된 이들을 상징한다. 산불로 터전을 잃고 벼랑 끝에 몰린 이들과, 그럼에도 계속해서 불을 키우려는 외부의 배역들을 대치시켜 현대 사회의 모순적인 구조를 투영했다.

이번 공연은 가마골소극장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특별한 시도이기도 하다. 가마골소극장 관계자는 “최우정 음악감독, 황승경 작곡, 오재익 안무 등 극장이 축적해 온 연극적 자산이 젊은 배우 및 스태프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전승될지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가마골의 다음 40년을 준비하는 실험적인 무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연 티켓은 전석 3만 원이며, 놀티켓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오는 19일까지는 릴레이 티켓 할인(1만 원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자세한 사항은 가마골소극장(051-723-0568)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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