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넘어 세계로,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의 기록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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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축제 성황리 막 올려
정명훈 지휘로 울려 퍼진 베토벤 교향곡
말러부터 오페라 ‘카르멘’까지 공연 이어져
“지역 예술인과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으로”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공연 직후 정명훈 예술감독(맨 왼쪽)이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공연 직후 정명훈 예술감독(맨 왼쪽)이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부산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부산콘서트홀이 개관 1주년을 맞았다. 교향곡에 합창을 도입한 베토벤 교향곡 9번이 부산 음악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부산콘서트홀에서 울려 퍼지면서, 첫돌을 축하하는 더할 나위 없는 무대가 탄생했다.

2일 부산콘서트홀에서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이 공연됐다. 클래식부산 정명훈 예술감독 지휘하에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 부산시립합창단, 울산시립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소프라노 이혜지,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김정훈, 바리톤 박주성 등 한국 정상급 성악가도 함께했다.

부산시민공원 내 위치한 부산콘서트홀은 지난해 6월 20일 개관했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자 비수도권 최초로 대형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공연장으로 개관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을 예술감독으로 영입한 부산콘서트홀은 개관 이후 양인모, 임윤찬, 조성진 등 세계적 연주자와 유명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꾸준히 유치하며 클래식계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러한 대형 공연 유치는 흥행으로도 이어졌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관 이후 이날 공연 직전까지 부산콘서트홀에서 159건의 공연이 개최됐고, 총 19만 3891장의 티켓이 판매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부산 지역 공연 시설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이다. 올해 1월 기준 평균 객석 점유율은 84.4%에 달한다.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공연 전 리허설 순간. 김준현 기자 joon@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공연 전 리허설 순간. 김준현 기자 joon@

공연 당일, 리허설 현장은 단원들의 웃음이 간간이 오가는 편안한 분위기였으나 연습만큼은 한 치의 소홀함도 없었다. 특히 베토벤 교향곡의 하이라이트인 합창 부분을 연습할 때는 음의 높낮이 등 정 감독의 세밀한 지시가 이어졌다. 공연 직전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연습이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1824년 초연된 베토벤 교향곡 9번은 독일의 프리드리히 실러 시 ‘환희의 송가’를 바탕으로 4악장에 합창과 독창을 도입한 파격적인 구성을 둔다. 초연 당시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지휘를 지켜본 일화가 남아 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이기도 하다.

작품은 ‘모든 인류는 형제가 된다’는 인류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에서는 “이 세상 관습으로 끊어진 것들을 신비로운 힘이 연결시킨다“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날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비롯해 개관 1주년 페스티벌에서 공연되는 모든 레파토리는 정 감독이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 개관 기념 공연에서 연주됐던 것도 베토벤 교향곡 9번이었다.

공연이 시작하고, 유려하고 섬세한 관현악기의 소리가 대극장을 채웠다. 현악기들이 곡의 서사와 감정선을 쌓아나가며 관객을 음악의 세계로 인도했다. 특히 매우 빠른 스케르초가 포문을 연 2악장은 현악기의 매력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구간이었다. 익살스러운 분위기가 청중을 다시금 깨웠다.

합창이 등장하는 4악장은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부산시립합창단과 울산시립합창단의 앙상블이 최고였는데, 공연 이후 기립박수가 이어지는 객석 사이에서 눈물을 흘릴뻔 했다는 감상평이 오가기도 했다.

1주년 페스티벌은 오는 5일 정 감독과 APO의 말러 교향곡 5번으로 이어진다. 이어 7일에는 정 감독과 APO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함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특히 이날 무대에는 부산 출신 청년 음악가 20명이 올라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협연할 예정이다. 이는 부산콘서트홀이 지역 음악가들의 성장을 견인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8일에는 정 감독이 직접 피아니스트로 나선다. 정 감독은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유령’과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를 연주하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이 매진될 정도의 페스티벌 열기는 공연장 밖으로 이어진다.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는 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서 정 감독의 지휘로 오페라 ‘카르멘’이 야외 무대에 오른다. 이는 내년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건립을 염원하는 특별 행사다. 높은 관심 속에 지난달 24일 진행된 예매 당시에는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일시 마비되기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클래식부산 박민정 대표는 “부산콘서트홀이 단순히 공연을 올리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지역 예술인이 역량을 키우고,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예술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획·제작 극장의 역할을 꾸준히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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