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공무원이라 잘려"…남친 성폭행범으로 몰아 3000만원 뜯어낸 30대 실형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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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무원인 연인을 성폭행범으로 몰아 합의금 3000만 원을 뜯은 3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보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6단독(김현지 판사)은 무고와 공갈, 공갈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35)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다만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공무원인 B 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A 씨는 이듬해 B 씨와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부모님에게 지금껏 드린 용돈을 모두 회수하고 결혼자금을 받아오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황당한 선언을 했다.

A 씨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낀 B 씨는 이를 거절하면서 A 씨와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다.

갈등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몇 주 뒤 A 씨는 커피숍으로 B 씨를 불러내 "내 순결 뺏고 잠수탔으면 고소하기 전에 손해배상을 해라"면서 합의금 3000만 원을 주고 자기와 다시 교제할지, 5000만 원을 내놓고 헤어질지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그러면서 "(성범죄) 고소 기록은 퇴직할 때까지 따라다닐 거야"라며 공직자 신분인 B 씨를 몰아세웠다.

협박에 겁을 먹은 B 씨는 혼인자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결혼 이행각서'를 쓰고 3000여만 원을 A 씨에게 입금했다.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확인한 B 씨가 돈 반환을 요구하자 A 씨는 "나는 공갈이나 명예훼손으로 해고되지 않지만 너는 성 관련 사건이면 기록도 평생 남고 면직되겠지"라며 다시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자가 공갈 혐의 등으로 고소하자 여성은 2022년 12월 "피해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심지어 B 씨의 상관에게 연락해 성범죄 피해 주장을 하면서 인사상 불이익까지 요구했다.

B 씨는 이후 공직사회에서 '성범죄자'로 낙인찍힌 것은 물론이고 직위해제 처분 위기까지 내몰렸다.

A 씨는 이 일로 법정에 서게 되자 "실제 강간 피해를 봤다"며 "(돈을 요구한 부분은) B 씨가 결혼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합의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긴 심리 끝에 이들 사이의 통화 녹음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A 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는데도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을 고소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여러 차례 강간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후로도 결혼을 전제로 연인 관계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고죄는 국가의 적정한 형사사법 기능을 해치고 피무고자를 부당한 형사처분 위험에 처하게 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특히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무고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이자 피무고자가 공무원 신분임을 이용해 성폭행 고소를 빌미로 돈을 갈취했는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강간 고소 사건이 불송치돼 실제 형사재판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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