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 생계비 대출에 접속 폭주…서민금융진흥원 서버 마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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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돈을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소액 생계비(긴급 생계비)' 대출 예약 접수가 시작된 22일 서민금융진흥원 서버가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00만 원 한도로 연체 이력을 따지지 않고 신청 당일 즉시 빌려주는 특성에 취약계층의 관심이 대거 쏠린 영향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긴급 생계비 대출 예약 신청 첫날인 이날 오전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는 접수를 원하는 이들이 몰리며 서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날 오전 10시 35분 기준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 접속에만 대략 30분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이후 긴급 생계비 대출 예약을 위해서는 추가로 1~2시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다. 신청을 위해 대기하는 인원은 약 4600명 수준이다.

앞서 서민금융진흥원은 초기 창구 혼잡 방지를 위해 상담 예약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첫 상담 예약 신청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이뤄지고 실제 대출은 오는 27~31일 예약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연체 여부도 따지지 않는 등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데 한몫했다. 연체 이력이 있거나 소득 증빙 확인이 안 되는 경우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조세 체납이나 대출·보험사기 등과 연루된 경우만 아니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다.

다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상담 예약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자, 금융권에서는 서민금융진흥원의 대비가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청자가 수천명에 불과한데 서버 자체가 마비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전산 트래픽 등을 대비하겠다고 했는데 첫날부터 혼란을 빚은 만큼 준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긴급 생계비 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가 지원 대상이다. 자필로 상환 의지를 담은 '자금 용도 및 상환 계획서'를 내면 된다. 대출 한도는 100만 원으로 최초 50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 납부한 경우에 한해 추가 대출을 해준다. 병원비 등 용처가 증빙될 경우 최초 대출 시에도 100만 원까지 빌려준다. 이자는 연 15.9%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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