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서 뛰쳐나온 아이와 ‘쾅’…1심 집행유예 쌍방항소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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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년·집유 3년…피고·검찰 모두 항소
주정차 차량 사이서 무단횡단하다 사고…전치 8주
“불가항력적 충돌…주의의무 위반 아냐” 주장
재판부 “주정차 있다면 더더욱 보행자 살폈어야”

부산 해운대구 한 초등학교 앞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돼있다.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한 초등학교 앞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돼있다.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초등학생을 오토바이로 들이받은 20대 배달업 종사자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검찰 역시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12월 23일 오후 3시 56분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오토바이를 몰다가 B(9) 양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편도 1차로 구간으로 당시 B 양은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했고, 다리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당시 오토바이를 시속 약 32.7km 속도로 운행하고 있었고, 해당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제한 속도가 시속 30km로 설정돼 있었다. 도로의 양측 보도에는 주정차한 차량들이 늘어서 있던 상황이었다.

A 씨 측은 정차해 있는 차량 사이에서 키가 작은 B 양이 갑자기 차로로 뛰어나와 불가항력적으로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차량 운전자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않은 것이고, 설령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사고 발생한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변론 끝에 배심원 7명 가운데 5명은 유죄, 2명은 무죄를 평결했다. 재판부도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행자에게 무단횡단 한 잘못이 있더라도, 운전자가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예상할 수 있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한속도보다 더욱 속도를 줄여 안전을 확보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이 발생한 도로는 주위에 아파트, 상가, 초등학교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었다”며 “A 씨는 배달업무에 종사하며 이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정차된 차량들로 시야가 차단된 상황이라면 A 씨는 더더욱 보행자 상황을 파악하고 시야 확보가 가능하도록 일시정지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심원들은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이라는 양형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합치된 의견을 보였다. 재판부는 “죄책이 무겁고 피해자로부터 용서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사고 직후 필요한 구호조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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