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하반기 1만 6000가구 입주… 부동산 시장 변수로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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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카운티 등 대단지 입주 시작
연제구·부산진구에 물량 집중
2021년 고점 찍은 전세 만기에
전셋값 1억 원 ↓ ‘역전세’ 우려도
아파트 가격 하락 폭 커질 가능성

하반기 대규모 입주 물량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입주 당시 매물이 많았던 ‘힐스테이트 사하역’ 인근 부동산의 모습. 부산일보 DB 하반기 대규모 입주 물량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입주 당시 매물이 많았던 ‘힐스테이트 사하역’ 인근 부동산의 모습. 부산일보 DB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등 대규모 단지들이 하반기 입주를 준비 중이다. 하반기 부산에는 대단지 입주 영향으로 무려 1만 6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또 고점에서 계약이 됐던 2021년 전세 계약의 만료도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입주 물량과 역전세 우려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반기 입주 물량 몰린다

4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하반기 부산지역 입주 물량은 1만 6240가구다. 하반기 주요 입주 물량으로는 부산진구 양정포레힐즈스위첸 1338가구가 8월, 남구 대연동 대연푸르지오클라센트 1057가구가 9월, 연제구 레이카운티 4470가구가 11월, 부산진구 롯데캐슬골드센트럴 2195가구가 12월에 입주를 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7661가구가 입주했다. 하반기에 배 이상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특히 대규모 단지인 레이카운티, 롯데캐슬골드센트럴 등의 영향으로 연제구(5970가구), 부산진구(4789가구)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기도 하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1000가구가 4차례 나눠서 입주하는 것과 한 번에 4000가구가 동시에 입주하는 것은 시장에 주는 충격이 다를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충격이 더 클 가능성도 있다. 지난 1~2월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매매된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입주한 힐스테이트 사하역이었다. 입주장 때 소유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개다. 살거나, 팔거나, 전세를 주거나다.

예전에는 잔금을 치를 수 없을 경우 전세를 주며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 지역 아파트의 4월 전세가율(평균 3개월 기준)은 63.3%에다 전세가격 또한 하락세인 까닭에 전세 계약이 체결이 되더라도 소유주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힐스테이트 사하역처럼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고점 전세 계약 만료

일반적으로 전세는 2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 문제는 2021년 하반기 전세가격이 고점이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당시 전세가격지수는 6월 100, 7월 100.6, 8월 101.2, 9월 101.7, 10월 102.5, 11월 103, 12월 103.3이었다. 올해 3월 전세가격지수 89, 4월 88.1로 2년 전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2년 전에는 동래구에 대규모 단지 입주 등으로 인해 4949가구가 몰렸다.

특히 시장은 2021년 12월 입주한 동래래미안아이파크(3853가구)의 전세기간 만료가 순차적으로 돌아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입주 물량과 2년 전 고점에서 계약한 물건이 시장으로 동시에 나올 경우 전세 시장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동래래미안아이파크가 입주 당시에도 세입자들을 구하지 못해 동래구 일대 전세 가격이 휘청하기도 했다.

동래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1억~2억 원이 낮아진 물건이 매우 많다”며 “세입자들도 시세를 보고 대부분 자동 연장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단지로 옮기려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세 시세가 직전 전세 계약 때보다 떨어져 신규 세입자에게 받을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또 임대 물량이 많아져 일시적으로 전세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진정세’ 부동산시장 흔들까

부산 부동산시장은 하락은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 폭 자체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5월 5주 주간 아파트 가격’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가격은 0.11% 하락했다. 4월 4주 -0.20%, 3월 4주 -0.26%, 2월 4주 -0.45% 하락 등과 비교하면 가파르게 떨어지던 아파트 가격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경우 아파트 가격은 다시 빠르게 떨어질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부동산시장에 초급매 매물들이 모두 소진되며 살아나는 분위기가 있는데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가 된다”며 “일시적인 시장의 흔들림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물량으로 인한 시장 불안은 내년 상반기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진다. 내년에는 상반기 6000여 가구, 하반기 8000여 가구가 입주해 올해에 비해 대폭 줄어든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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