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수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급부상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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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유입 정치 지형 변화
거대 양당·군소 정당 틈 노려
무소속도 가세 최다 5자 구도
신도시 표심 당락 결정 전망
선거 막판 단일화 관전 포인트

부산 기장군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기장군청 전경. 부산일보DB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부산 기장군수 선거가 기초단체장 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거대 양당은 물론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하면 본선 5자 구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많은 신도시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장군이 어느 정당 후보 손을 들어줄 지 민심 향배가 주목된다.

3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현역 정종복 기장군수는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이승우 부산시의원과 김쌍우 전 부산시의원도 당내 경선에 나서 정 군수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우성빈 전 기장군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도 민주당 후보로 기장군수에 출마했던 우 전 의원은 국회의장 정책비서관 이력을 쌓고 최근 기장군으로 돌아와 주민들을 만나며 지역에서 활동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제3지대 정당들도 본격적인 출마 채비에 나서며 다자 구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혁신당 심헌우 기장군 당협위원장과 기장 토박이인 조국혁신당 정진백 기장 지역위원장도 각각 군수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소속으로 오규석 전 군수 등이 나설 경우 5자 구도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장군이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배경에는 정치 지형의 변화가 꼽힌다. 기장군은 정관·일광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젊은 층 인구 유입이 늘었다. 이에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 지역이었던 기장군은 부산 16개 구·군 중 민주당 득표율이 높은 곳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실제 지난 6월 대선 땐 부산 16개 구·군 중 강서구(45.75%) 다음으로 기장군(43.76%)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았고, 기장군 내 5개 읍면 중에선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정관읍은 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기장군 내 정치 지형이 점차 변하면서 거대 양당이 아닌 군소 정당도 그 틈을 노리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4·10 총선 부산 지역 비례 득표율 22.47%를 기록하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20.84%)을 제쳤는데, 부산 16개 구·군 중 신도시가 조성된 강서구와 기장군에서 득표율이 높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지난 8월 전략 지역 8곳을 발표하며 부산 기장군 정관읍을 전략 핵심지 중 하나로 지목했다.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한 동탄과 정관읍이 유사한 환경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에서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다는 통설이 있지만 이들은 자신의 생활과 밀접한 공약에도 큰 영향을 받으면서 표심이 유동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무소속이었던 오규석 군수가 3선 연임까지 하면서 거대 양당이 아닌 후보도 “도전해 볼만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부산에서 정치적 대안으로 인정받기 위해 기장군을 적극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5자 구도로 흘러간다면 선거 막판 단일화 논의도 관전 포인트다. 보수 정당으로 분류되는 개혁신당과 민주 계열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의 선거 레이스 완주 여부에 따라 표심이 분산돼 선거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야는 물론 제3지대 정당까지 기장군수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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