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도심, 인구절벽 넘을 ‘전공’ 찾기 한창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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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특구 서구는 간병인 육성
커피 보물섬 영도는 브랜드 작업
북항 재개발 동구는 영유아 보육
인구관심지역 중구는 교육 인프라
소멸 방지 기금 받아 부양책 올인

부산에서 인구소멸 지역으로 선정된 서구와 영도구, 동구가 최근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에 따른 자체 인구감소지역 대응 기본계획을 내놨다. 부산 원도심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에서 인구소멸 지역으로 선정된 서구와 영도구, 동구가 최근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에 따른 자체 인구감소지역 대응 기본계획을 내놨다. 부산 원도심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원도심 지자체들이 300억 원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에 맞춰 인구 감소 대응책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일자리 육성, 주거와 보육 환경 강화로 귀결되는 대응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원도심의 소멸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부산 서구·동구·영도구청은 ‘인구감소지역 대응기본계획’을 작성해 시에 보고했다. 이 계획서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3개 지자체가 지난해 지원받은 기금 378억 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 세 지자체 사이에 위치한 중구는 ‘인구관심지역’으로 기금 35억 원을 받았는데, 인접 지자체와 발을 맞춰 자체 인구 감소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영도구청과 서구청의 기본계획은 관광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서구청은 의료관광특구인 지역 사정에 맞춰 의료 관광 활성화를 통한 병원 일자리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메디투어리즘 인프라 확충사업’과 ‘메디허브 청년커뮤니티 일자리 사업’에만 140억 원의 기금 중 20억 원을 투입한다. 두 사업은 남부민동~아미동으로 이어지는 천마산 산복도로에 숙박·관광 거점 시설 7개소를 마련하고, 지역민에게 간병인 교육을 제공해 지역 대학병원 등에 취업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영도구청은 ‘커피 보물섬’이라고 불리는 지역 상황에 따라 커피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커피 브랜드가 더해지면 관광객이 증가하고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구청의 설명이다. 봉래동에는 기금 10억 원을 투입해 커피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커피 관련 직업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청학동 옛 한국타이어 부지에 추진 중인 ‘영도 영블루벨트’ 등에 들어서는 커피 로스팅업체나 스타트업에 일자리 연계 사업도 구상 중이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커피복합문화공간은 커피에 특화된 직업 교육 제공처이자 지역민과 지역 커피 기업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구청은 부산항 북항 재개발에 거는 기대가 크다. 북항이 재개발되면 자연스레 젊은 인구 유입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인구 감소 추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지역 보육 환경 개선에 기금 112억 원 전액을 사용한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에 달하는 ‘(가칭)어울림파크 복합플랫폼’을 세워 한 건물에서 보육, 교육, 문화를 모두 제공할 계획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북항재개발사업으로 젊은 층 인구가 유입되고 영유아 수가 증가할 것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며 “현재 부지를 매입하는 중이다. 추정되는 사업비는 167억 원 정도”라고 말했다.

중구청은 상업 지역으로서 인프라를 갖췄지만 주거지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현실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중구청은 다른 지역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주거·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고심해왔다. 주민에게 무상으로 실시하는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2021년부터 진행한 글로벌 어학당 프로그램에 중구민 613명이 참여해 367명이 수료했다. 이달에는 국제화센터도 준공된다.

다만 지역 간 협력 사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경대학교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원도심이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조직해 공동의 문제를 발굴해서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달 기준 서·중·동·영도구 4개 구의 총인구는 33만 9031명이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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