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어’조차도 입질 전무 부산 망미 주공 시공자 무응찰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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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까지 두 번째 입찰마저 허탕
롯데 등 컨소시엄 형태 참여 고려
조합은 사업 속도 고려 단독 고수
건설 경기 불황에 결론 이목 집중

부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지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유찰됐다. 일부 건설사는 컨소시엄 형태의 공동도급을 원하지만 조합 측은 경쟁 구도의 단독입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망미주공아파트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지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유찰됐다. 일부 건설사는 컨소시엄 형태의 공동도급을 원하지만 조합 측은 경쟁 구도의 단독입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망미주공아파트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남천동 삼익비치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연거푸 유찰됐다. 일부 건설사는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컨소시엄 형태의 공동도급을 요청했지만, 조합은 다음번 입찰 때까진 경쟁 구도의 단독 입찰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산5구역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15일 오후 2시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진행했으나 입찰 보증금을 낸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조합은 지난 8월에 첫 번째 입찰 공고를 냈으나 마찬가지로 응찰한 업체가 없어 유찰이 됐다.

연산5구역은 부산지역 재건축 단지 가운데 규모가 두 번째로 커 사업비만 1조 4000억 원이 넘는다.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은 연산5구역 현장 설명회에 참여하고, 입찰 공고 전에는 인근에 수십 명의 홍보 요원을 배치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건설·부동산업 경기 불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힌다. 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건설사들이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건설업 이익률이 대폭 하락한데다 자칫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공사 대금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연산5구역은 3200세대가 넘는 대단지로 개발되고, 생활과 교통 인프라 등이 우수해 부산에서는 사업성이 확보되는 단지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참여에 관심 있는 일부 건설사들은 시공사 선정에서 아예 발을 빼는 게 아니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공동 도급을 원하는 분위기다.

롯데건설은 이달 초 조합 측에 ‘시공사 입찰 참여를 위한 공동 도급 허용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공문을 통해 “분양시장 침체, 표준 건축비 상승 등 부동산 경기의 위협이 지속돼 사업성 악화와 조합원 분담금 상승 등 사업 리스크가 예상된다”며 “사업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자 현실적 방안을 제안드린다”며 공동 도급을 요청했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이 건설사에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만성적인 미분양, 사업 및 공사 지연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할 때는 건설사들이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공동 도급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다음 입찰까지는 단독 입찰 방침을 고수할 계획이다. 단일 브랜드를 통해 단지 고급화를 꾀하면 아파트 가치가 한층 상승할 수 있고,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서도 컨소시엄보다는 단독 입찰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강경호 조합장은 “다음 입찰에도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공동 도급 등 여러 대안을 열어 놓고 검토해볼 계획”이라며 “유찰을 거듭하기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을 해야 한다는 일부 조합원들의 의견도 있는 만큼 신중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은 1986년에 지어진 23개 동 2038세대의 망미주공아파트와 주변 상가 등을 19개 동 3200여 세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 기간은 3년 6개월로 입주 예정일은 2031년이다. 2015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으면서 본격화됐다.

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세대수가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3060세대) 다음으로 많다. 동래구 온천동 럭키아파트 1536세대, 수영구 현대아파트 1180세대 등과 비교해도 가구 수가 많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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