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국토부 2차관 교체…무슨 일 때문에?
홍지선 경기도 남양주시 부시장 임명
강희업 차관, 취업 6개월 만에 물러나
업무보고때 드러난 대처 등 원인 거론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차관급 인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2차관에 홍지선 경기도 남양주시 부시장을 임명했다.
현직에 있던 강희업 2차관은 취임한지 6개월도 못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너무 빨리 바뀌어 일각에선 ‘경질’이 아닌가 말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날 대통령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국토부 2차관을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에 지금 누적돼 있는 문제들이 꽤 있다고 본다. 여기서 정책의 실행력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서 교체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서 1차관은 주택과 토지, 국토개발을 담당하고 2차관은 철도 항공 도로 등 교통분야를 담당한다.
이날 갑작스러운 2차관 교체소식에 국토부는 술렁거렸다. 대부분 직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업무보고 때 있었던 일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었다. 먼저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납품지연 건이 있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부기관이 대규모 사기를 당한 사건 같다”고 질책했다.
코레일은 ‘ITX-마음’ 차량 도입을 위해 다원시스와 3번에 걸쳐 총 474량, 약 9149억 원 규모의 철도차량 구매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1~2차 계약 납품기한이 2년 지났는데도 218량이 납품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3차 계약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뭔 행정을 이렇게 하느냐”며 야단쳤다.
또 업무보고 때는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부실한 답변도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나보다 더 (인천공항공사 업무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들이 모든 2차관실 담당업무다.
물론 이런 일들이 차관 교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코레일과 SRT 통합 등 내년부터 추진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통상 이 정도 업무는 국토부가 그동안 늘 해왔던 일이기도 하다.
반면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토부가 현안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느슨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홍지선 신임 2차관은 경기도 건설국장과 철도항만물류국장, 도시주택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잘 아는 사람이다. 앞으로 2차관실 현안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실릴지 주목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