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투입됐지만 줄줄이 폐가… 부실투성이 농촌개발사업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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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에 15억 들인 ‘힐링 체험’
알고보니 숙박 건축 불가 용지
6억 들인 함양군 옻체험 홍보관
산청군 창업작업실도 개점휴업
일부 군 “정상 운영” 허위보고도

경남 거창군 ‘웰컴투 월성골 창의아이디어’ 사업의 웰빙라이프센터·힐링센터 모습. 현재 3년 넘게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김현우 기자 경남 거창군 ‘웰컴투 월성골 창의아이디어’ 사업의 웰빙라이프센터·힐링센터 모습. 현재 3년 넘게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김현우 기자

정부의 ‘농촌지역개발사업’으로 조성된 시설 상당수가 준공 후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법적 절차를 어긴 채 추진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11일 감사원의 농촌지역개발사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경남은 거창군과 함양군, 산청군 등에서 부실한 사업 추진이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앞서 2010년부터 농촌의 인구 유지와 소득 향상을 위해 전국 12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농촌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경남에서는 거창군은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영농조합과 협의해 힐링과 숙박을 제공하는 ‘웰컴투 월성골’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2015년 농촌지역개발사업에 선정된 이 프로젝트에 2020년까지 15억여 원이 투입되어 웰빙라이프센터와 힐링센터가 설치됐다.

그러나 센터 등은 2년 남짓 운영된 이후 지금까지 문을 닫은 상태다. 해당 용지가 보전관리지역으로 숙박시설을 건축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책임 공방이 벌어지며 영농조합과 거창군은 소송전까지 들어갔다.

최근 거창군이 승소하며 소송은 일단락됐지만 아직까지도 운영 재개 여부는 불분명하다. 농어촌 민박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고, 휴양마을 사업자를 새로 선정해야 하는데 마을 전체 가구 1/3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여기에 문을 닫은 지 오랜 시간이 흘러 시설 개보수도 이뤄져야 한다.

거창군 측은 “시설을 정상화를 위해 새로운 사업자를 구할 계획이며 올해 상반기 안에 운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양군 옻 체험 홍보관 모습.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김현우 기자 함양군 옻 체험 홍보관 모습.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김현우 기자

대규모 국비가 투입된 시설이 방치된 사례는 인근 함양군과 산청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함양군은 지난 2020년 6억 5000만 원을 들여 ‘옻 체험 홍보관’을 구축했다. 지역 특산물 중 하나인 옻 홍보와 새로운 소득원 확보 등을 기대했지만 홍보관은 소유권 설정 문제와 관심 부족,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2년 넘게 방치됐다.

산청군에서는 2022년 12월 4억 5000만 원을 들여 활용도가 떨어진 마을관광센터를 창업 작업실로 리모델링했다. 이 시설 역시 3년 동안 제대로 운영된 적 없으며 지금은 아예 텅 비어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함양군은 경남도에 이를 ‘관광 및 복지시설’로, 산청군은 ‘정상 운영 중’으로 각각 보고했고, 그 덕에 2024년 상반기 사후관리 점검 당시 운영 실적 부진지구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함양군 관계자는 “외부에서 관심을 두는 사람이 있어서 협의 중이다. 현재 카페라든지 음식점이라든지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최대한 빨리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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