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다고 방치하다간 장 괴사까지 갈 수 있어”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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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장
고령화 등 영향 환자 꾸준히 늘어
사타구니 서혜부 탈장 가장 흔해
불룩하게 나온 부위 안 들어가고
통증 동반 땐 즉시 병원에 가야

부산의료원 외과 진상화 과장은 “탈장은 방치할 경우 장이 끼어서 썩게 되는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탈장이 의심되는 경우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병원을 꼭 방문하기를 권유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의료원 제공 부산의료원 외과 진상화 과장은 “탈장은 방치할 경우 장이 끼어서 썩게 되는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탈장이 의심되는 경우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병원을 꼭 방문하기를 권유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의료원 제공

샤워하다 우연히 사타구니 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을 발견한다. 혹이라도 생긴 것인가 싶어 눌러보니 다시 들어간다. 별다른 통증도 없으니 별일 아니겠지하고 방심하기 쉬운 질병, 내장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나와 있는 ‘탈장’일 수 있다.


■변비·오랜 기침 등 복합 상승 불러

흉부와 골반 뼈 사이의 공간인 복부에는 위, 대장, 소장 등의 장기가 있으며 이 장기들은 복벽의 근육에 둘러싸여 보호된다. 탈장은 복부를 둘러싼 근육이 약해지거나 틈이 벌어질 때 복부 안에 있어야 할 장기가 밖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오면서 생긴다.

부산광역시의료원 외과 진상화 과장은 “2019년 통계를 기준으로 전 세계 탈장 환자는 약 3200만 명이고, 신규 발생 환자 중 86%는 남성으로 보고된다”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탈장 환자는 10만 5276명인데, 이 중 60세 이상 환자가 63.4%를 차지한다. 고령화에 따라 탈장 환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탈장은 위치로 봤을 때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과 대퇴와 아랫배가 만나는 부위에 생기는 대퇴 탈장, 수술로 인해 생긴 상처 부위에 생기는 절개 탈장(반흔탈장), 배꼽 부위 약해진 부분을 통해 발생하는 배꼽 탈장(제대탈장) 등이 있다. 진 과장은 “드문 경우에는 복강 내에도 탈장이 생겨 밖에서 확인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탈장 중 가장 흔한 것이 서혜부 탈장이다. 몸의 구조를 봤을 때 서혜부는 복부 가장 아래쪽인 골반에서도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복부의 압력을 가장 많이 받게 된다. 진 과장은 “남성 100명 중 약 25명, 여성 100명 중 약 2명이 일생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서혜부 탈장을 경험하게 되며 두 번째로 흔한 탈장 유형은 배꼽 탈장과 절개 탈장이다”라고 설명했다.

탈장 발생의 원인으로는 복압이 증가하는 경우와 복벽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변비, 복부 비만, 기침을 오래 하는 경우,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경우, 배에 복수가 차는 경우 등 복부에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모든 상황이 탈장을 일으킬 수 있다. 나이와 관계 없이 과도한 운동은 복압을 증가시키기에 운동선수에게도 탈장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복근을 강화하는 중증도의 운동으로 복벽을 단단하게 만들면 탈장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진 과장은 “흡연도 복벽 근육의 약화를 초래해 탈장을 유발하거나 질병 재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금연과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산의료원 외과 진상화 과장이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 부산의료원 제공 부산의료원 외과 진상화 과장이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 부산의료원 제공

■탈장, 수술 외엔 치료 방법 없어

탈장은 배에 힘을 주거나 걷거나 할 때 해당 부위가 불룩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눕거나 튀어나온 부위를 손으로 지그시 누르면 탈장된 부위가 다시 들어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장이 들락날락하지만 보통 그렇게 아프지 않기 때문에 별일 아니겠지, 좀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면서 방치하다가 뒤늦게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다.

진 과장은 “들락날락하던 장이 구멍에 꽉 끼어서 안 들어가게 되면 장이 붓고 혈액순환이 안 되어 극심한 통증이 계속된다”라며 “장이 막히는 장폐색을 일으키거나, 끼인 장이 괴사하는 응급 상황이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탈장 부위가 불룩하게 나왔는데 들어가지 않고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진 과장은 “복부에 불룩한 부위가 있으면서 손으로 넣거나 누우면 들어가고 힘주면 나오는 현상이 지속되면, 즉 탈장이 명확한 경우는 추가 검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다만 장이 끼어서 들어가지 않는 교액성 탈장이나 돌출되는 정도가 명확하지 않을 때, 복강 내에 생기는 특수한 탈장에 관해서는 초음파나 CT 촬영 등이 필요할 수 있다.

탈장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약물이나 물리·재활치료 등 다른 방법은 없다. 선천성 배꼽 탈장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아나 성인 모두 수술로 탈장 구멍을 막는 치료를 시행한다. 사람은 서서 활동하고, 때로는 힘든 일도 하기에 복압이 올라가는 일이 상시로 발생한다. 진 과장은 “한번 생긴 탈장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장이 나와서 들어가지 않는 감돈 탈장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탈장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멍을 찾아서 막고,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수술 방법은 구멍이 난 부위에 인공막을 대느냐, 로봇 수술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복강경 탈장수술의 경우, 복강경 기구를 통해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부착한다. 복강경 수술은 절개 범위가 작고, 양쪽 탈장을 동시에 한 번의 절개로 시행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진 과장은 탈장 수술 후에도 복압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다시 근육이 벌어지며 탈장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 후 대략 두 달 정도는 일상생활 외에 복압 증가 상황이 생길 수 있는 일을 삼가해야 한다”라고 조언하며 “탈장이 재발하면 처음과 마찬가지로 다시 수술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흔한 질병이지만 탈장은 초기에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통증이 없다고 방치하다가 응급 수술을 요하는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다. 진 과장은 “탈장 의심 증상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 병원을 방문해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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