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개시 불과 10일 전인데… 역대급 혼전 [부울경 지방선거 판세 분석]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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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후보 지지도 초접전 상황
특정 정당 싹쓸이 어려울 전망
진영 결집·중도층 흡수가 관건
개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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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의 대혼전’

공식선거운동 개시일(21일)을 열흘 앞둔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의 종합적인 판세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지선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부울경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이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PK에서 특정 정당의 싹쓸이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이다.

총선과 지선 같은 전국 단위의 선거에선 정당 지지도가 최종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과 후보 개인 지지도도 중요하지만 정당 지지도의 영향력이 더 크다.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정보 접근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후보 개인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7~8회 부울경 지선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7회 지선 한달 전 한국갤럽 조사(2018년 5월 8~10일. 전국 성인 1002명. 무선 전화면접.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민주당의 PK 지지도는 49%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18%)을 압도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부울경 시도지사를 모두 차지했고, 부산 16개 기초단체장 중 13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이 부산 기초단체장에 입성한 것도 이 때가 처음이다.

하지만 4년 뒤 8회 지선 직전 한국갤럽 조사(2022년 5월 3~4일. 전국 성인 1000명)에선 국민의힘(50%)의 PK 지지도가 민주당(33%)보다 훨씬 높았고, 3개 광역단체장은 물론 전체 39개 부울경 기초단체 중 34곳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 지선의 상황은 이전과 상당히 다르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4월 28~30일. 전국 성인 1002명)에서 민주당(37%)과 국민의힘(30%)의 PK 지지도 차이는 고작 7%포인트(P)에 불과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조사(리얼미터 의뢰. 4월 29~30일. 전국 성인 1006명. 무선 ARS)에선 PK 지지도 격차가 1.5%P(민주당 39.0% 대 국민의힘 37.5%)로 줄어들었다. 그야말로 초접전의 상황이다.

이 같은 정당 지지도 변화는 PK 시도지사 후보 지지도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장 지지도 조사(코리아이글뉴스국장·바로미터연구소. 5월 3~4일. 부산 성인 1042명. 무선 ARS)에서 민주당 전재수(44.2%)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41.0%) 후보가 3.2%P의 접전을 벌이고 있고, 울산에선(KBS울산·울산매일신문·여론조사공정 조사. 5월 4~5일. 울산 성인 804명. 무선 ARS)에선 국민의힘 김두겸(37.1%), 민주당 김상욱(32.9%), 진보당 김종훈(14.2%), 무소속 박맹우(8.5%) 후보가 예측불허의 승부를 전개하고 있다. 경남(JTBC·메타보이스 조사. 5월 5~6일. 경남 성인 803명. 무선 전화면접)에서도 민주당 김경수(36%), 국민의힘 박완수(32%) 후보가 다자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승부를 펼쳤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PK지역 정당 및 후보 지지도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민주당의 실언과 실책을 꼽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부산 북갑 ‘오빠 발언’과 장세용 구미시장 후보의 ‘박정희 전 대통령 비하 발언’,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하’ 추진 등 온갖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PK 지역 민심 변화를 가져 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참패론’에 대한 위기 의식과 보수층 결집도 PK 지지도 변화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부산일보 조사(에이스리서치 의뢰. 4월 3~4일. 부산 성인 1004명. 무선 ARS)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75.6%만 박형준 시장을 지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89.7%가 박 시장의 손을 들어준 것도 지지층 결집의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진보·보수 양 진영의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흡수 여부가 최종 승부를 결정 지을 전망이다. 대체로 영남지역에선 ‘샤이보수층’이 선거 막판에 결집되는 양상을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22대 총선 한 달전 한국갤럽 조사(2024년 3월 5~7일. 전국 성인 1000명. 무선 전화면접)에서 민주당(25%)의 PK 지지도는 국민의힘(48%)의 절반 정도였지만, 실제 민주당의 부울경 의석수(5석)는 국민의힘(35석)의 7분의 1에 불과했다. 그 만큼 부울경에선 선거 막판에 보수층 결집 경향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이번 PK 지선에서 국민의힘이 유리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최근 들어 실시된 그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PK에서 민주당을 이긴 적이 없으며, 30%가 넘는 중도층에서 민주당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최근 정당 및 후보 지지도를 감안할 때 7회(민주당)와 8회(국민의힘)와 같은 특정 정당 싹쓸이가 이번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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