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범벅인 줄… ‘수초’에 점령당한 북항친수공원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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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 표면 기름띠처럼 뒤덮어
부유물 뒤엉켜 악취까지 유발
방문객 “친수공원이 이 지경?”
BPA, 다음 주 정비 나서기로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무성하게 자란 수초가 각종 부유물과 뒤엉킨 채 방치돼 있다 . 정종회 기자 jjh@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무성하게 자란 수초가 각종 부유물과 뒤엉킨 채 방치돼 있다 .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친수공원(이하 친수공원) 수로가 시커먼 수초에 점령당했다. 수면을 뒤덮은 수초에는 각종 쓰레기까지 엉겨 붙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도심 친수공원이 아니라 늪처럼 변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수로 관리 주체인 부산항만공사(BPA)는 다음 주 선박과 장비를 투입해 대대적인 제거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오전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친수공원 수로는 맑은 물빛 대신 탁한 흙빛으로 흐려져 있었다. 수면 위까지 검게 번진 수초가 곳곳에서 군락을 이루며 마치 수로 곳곳에 기름막이 드리운 듯 했다. 그 사이로 페트병과 비닐, 각종 부유물이 수초에 뒤엉켜 떠다니면서 수로는 방치된 하천처럼 변해 있었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푸른 공원 풍경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친수공원을 지나는 시민들은 수로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동구에 있는 직장에서 퇴근하며 항상 친수공원에서 산책을 한다는 최문경(56) 씨는 “시커먼 수초가 수로를 뒤덮어 마치 물이 오염된 것처럼 보인다”며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에는 수초가 몰린 구역에서 악취도 나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밀양에서 부산으로 휴가를 온 양명수(56) 씨는 “오랜만에 부산 북항으로 바람을 쐬러 왔다가 수로 상태가 심각해 깜짝 놀랐다”며 “친수공원에는 크루즈를 타고 한국으로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은데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혀를 찼다.

친수공원은 2020년 6월 착공해 2023년 11월 시민에게 전면 개방됐다. 하지만 개방 이후 수로 바닥에서부터 자란 수초가 올봄 수면 높이(약 2.5m)까지 도달했음에도 제때 제거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드러났다. 2년 넘게 수초가 자라고 있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BPA 역시 수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BPA는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친수공원 수로 전체 5만 8442㎡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초 제거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BPA는 잠수부를 투입해 수로 내 부유 쓰레기를 제거했지만, 수초 정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올봄 들어 우후죽순 자라나는 수초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BPA는 다음 주 초 전문 장비와 선박까지 투입해 수초 정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수로 양 입구에 차단막을 설치해 쓰레기 유입도 예방할 예정이다.

BPA 관계자는 “수초 성장 속도를 확인하고 신속히 제거 작업을 준비했으나 업체 섭외 등 과정에 시간이 걸려 다음 주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수초 자체는 유해하지 않고, 수초를 모두 없애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표면 기준 수심 1m 내 수초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친수공원에서는 지난해 △조선통신사 축제 △부산항 축제 △글로벌 포트 빌리지 △워터밤 부산 2025 △2025 피란수도 부산 문화유산 야행 등 총 39건의 행사가 열려 부산 대표 공원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간 행사에 참석한 총인원은 약 28만 명에 달한다. 많은 인파가 친수공원을 찾는 만큼 제대로 된 미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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